현지시각 4일 CNN 등 해외 언론에서 나오는 삼성전자의 첫 올레드 TV에 대한 반응을 보면 칭찬과 호평이 대부분으로 파악된다.
CNN은 “삼성전자는 9년 동안 올레드TV를 출시하지 않았고 네오 QLED 기술에 집중했다”며 “삼성전자의 새로운 올레드TV 모델 'S95B'는 완전히 새로운 하이브리드 기술을 사용했는데 밝기, 풍부한 색상, 탁월한 디테일, 더 넓은 시야각 등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테크레이더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퀀텀닷 올레드TV는 기존 올레드의 완벽한 블랙 색상 구현과 그에 맞는 명암비를 제공함과 동시에 퀀텀닷을 통해 밝기와 넓은 색영역까지 확보했다”며 “퀀텀닷 올레드가 기존 올레드보다 뛰어나다는 삼성전자의 광고에 완전히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퀀텀닷 올레드TV에 들어간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의 QD(퀀텀닷)컬러필터기술이 적용된 TV용 올레드패널이다.
기존 액정디스플레이(LCD)보다 훨씬 얇지만 화질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와 비슷하다. 하지만 퀀텀닷(청색 자발광 소재)을 주요 광원으로 사용해 기존 올레드보다 색 표현력, 시야각, 명암비 등 화질 특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종희 부회장은 2020년만 해도 “올레드는 절대 안 한다”며 올레드TV에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TV업계의 대세적 흐름이 LCD에서 올레드로 바뀌면서 이를 따라가지 않을 수 없었고 기존 올레드의 단점을 개선한 퀀텀닷올레드로 올레드TV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 부회장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퀀텀닷올레드TV와 관련한 질문에 “기대를 많이 해도 좋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는데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한 제품을 선보이며 허언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한 부회장은 올레드TV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면 수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있는 S95B를 QD올레드TV가 아닌 올레드TV로 홍보하고 있다. 이는 기존에 올레드TV를 인식하던 소비자들이 다양한 명칭으로 헷갈리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올레드TV시장에서 LG전자와 정면승부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도 해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레드라는 용어가 널리 받아들여진 만큼 소비자들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삼성 올레드TV’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퀀텀닷올레드TV ‘삼성 올레드(S95B)’. <삼성전자 북미 뉴스룸 갈무리>
삼성전자의 이와 같은 움직임을 고려하면 LG디스플레이와 협력도 가시화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올레드TV 5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패널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삼성전자가 1년에 약 4500만 대의 TV를 생산하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부족한 수량으로 여겨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년에 125만5천 대 수준의 올레드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소니와 델 등에게 공급된다.
반면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패널 출하량은 연간 1천 만 대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기존 올레드TV시장의 판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LG디스플레이와 제휴가 필수적인 셈이다.
2021년까지는 LG디플레이가 TV용 대형 올레드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업체였다.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 몇 달 째 공급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가격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모두 관련 협상을 두고 말을 아끼고 있지만 가능성은 계속 열어두고 있다.
한종희 부회장은 올해 1월 LG디스플레이와 올레드 패널 공급계약을 진행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구매 한다, 안 한다의 개념이 아니라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고 대답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3월23일 경기 파주시 LG디스플레이 파주러닝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와 협력 가능성과 관련해 “(삼성전자와)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라며 “상호 조건이 맞는다면 열려있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