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최근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MZ세대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M세대와 Z세대를 분리해 공략하는 신한카드의 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다.
MZ세대는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를 포함한 1980년에서~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 말로 최근 들어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MZ세대는 남다른 이색 경험을 추구하고 만족과 재미를 위한 소비 성향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임 사장은 MZ세대를 하나로 묶는 경쟁사들과 달리 M세대와 Z세대를 분리해 각각에 맞춘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 이들은 비슷해 보이지만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소비방식이나 카드 사용 패턴 등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신한카드의 빅데이터R&D(연구개발)본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M세대는 소비를 할 때 상품의 가격을 중시하는 반면 Z세대는 디자인이나 포장을 중요하게 여긴다.
또 M세대는 평소에는 돈을 아끼다가 필요할 때는 과감하게 소비한다. 반면 Z세대는 쉽게 돈을 충전해서 가볍게 사용하는 소비 형태를 보였다. 이에 따라 카드 사용에서도 M세대는 신용카드를 선호하고 Z세대는 선불카드를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임 사장은 이런 차이점을 고려해 새로운 카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10월 청소년 전용 충전식 페이서비스 ‘신한 Meme(밈)’을 내놓았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10대 고객들이 별도의 결제계좌 없이 간편하게 발급받아 온·오프라인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제트와 협력해 맞춤형 선불카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도 Z세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카드를 발급하기 어려운 미성년자들이 선불카드에 현금 등을 충전해 제페토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020년 11월에 선보인 ‘신한카드 더모아(The More)’는 M세대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더모아 카드는 결제금액의 1천 원 미만의 잔돈을 포인트로 월 한도와 횟수 제한 없이 적립해줘 실속을 중요시하는 M세대로부터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적립되는 투자 포인트를 매월 신한은행 달러 예금이나 신한금융투자의 해외투자 가능 계좌에 재투자할 수 있어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M세대를 끌어들이고 요인이 된다.
국내 최대 신용카드 전문사이트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더모아 카드는 올해 상반기 인기 신용카드 톱5에 들었으며 3분기에는 3위까지 순위가 올랐다.
임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하반기 전략회의에서 “M세대와 Z세대의 차이를 광고모델 선정에서부터 제대로 고려하라”고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수수료 인하 등 카드사들의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MZ세대는 가장 중요한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MZ세대가 2020년에 사용한 온라인 카드 결제규모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보다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MZ세대는 2030년 생산연령인구(15~64세)의 약 60%를 차지하며 경제활동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들의 소비형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도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미 MZ세대는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 최근 카드업계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상업자표시신용카드는 특정 기업과 카드회사가 함께 발행해 혜택이 해당 기업에 집중돼 있는 신용카드를 말한다.
임 사장은 MZ세대가 선호하는 다른 업종과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MZ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중고거래 플래폼 ‘번개장터’와 10월 전략적 제휴를 맺었고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하이브의 자회사 위버스컴퍼니, 네이버제트와 등 10대~30대 사이 젊은 고객층이 주요 고객인 기업들과 협력을 늘리고 있다.
다른 업종과 협력은 카드회사가 확보하기 힘든 MZ세대의 새로운 데이터를 활용해 혁신적 금융서비스를 내놓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은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카드사들은 향후 상품, 서비스 이용의 잠재적 고객이 될 MZ세대를 금융 플랫폼에 흡수해 미래 성장의 고객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최근 빅테크들이 후불결제에 발을 들이며 MZ세대를 공략하고 있는데 카드사들도 혁신적 금융서비스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