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해보험과 MG손해보험의 경영 정상화 성과가 엇갈리면서 대주주인 JC파트너스와 JKL파트너스의 엑시트전략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해보험은 장기인보험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흑자달성 기대감을 높이며 재무건전성 지표를 크게 개선하고 있다.
▲ 이명재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왼쪽)과 박윤식 MG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이와 달리 MG손해보험은 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하며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롯데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이 20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데 반해 MG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은 가까스로 10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이를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지표다. 분기 단위로 평가되는데 금융당국은 지급여력비율을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롯데손해보험 지급여력(RBC)비율은 194.2%로 지난해 6월 말보다 35.5%포인트 높아졌다. 8월 상장된 롯데렌탈 지분 매각이익 등이 반영되면 20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손해보험은 롯데렌탈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었다.
MG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은 6월 말 기준 97%로 보험업법에서 정한 100% 밑으로 떨어졌다. 7월과 8월 들어 100%를 회복하기는 했지만 큰 폭의 개선은 쉽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난에 시달리다 사모펀드로 대주주가 바뀐 두 보험사의 경영 정상화 성과가 엇갈리면서 투자금 회수시점도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해보험은 재무건전성지표 개선 이외에도 상반기만 순이익 768억 원을 거두며 지난해 세 분기 동안의 실적을 넘어섰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2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손해보험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에 항공기와 해외부동산 등 대체투자부문에서 일회성 자산손상 1600억 원이 발생하면서 연간 순손실 242억 원을 내 결국 흑자전환에 실패한 바 있다.
수익성을 더 높이고 실적 개선흐름이 이어진다면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을 시장에 내놓는 시점을 모색해볼만 한 셈이다.
롯데손해보험은 2019년 10월 롯데그룹에서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로 대주주가 바뀐 이후 손해율이 높은 일반보험과 자동차보험을 축소하는 대신 수익성이 높은 장기인보험 판매에 힘쓰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왔다. 올해 4월 취임한 이명재 대표는 이러한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반기 롯데손해보험의 일반보험과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1058억 원, 1021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15.2%, 25% 줄었다. 반면 장기인보험 등 보장성보험 원수보험료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8.2% 늘어난 8448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MG손해보험의 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MG손해보험을 매각하기까지는 상당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MG손해보험의 경영사정이 악화하면서 JC파트너스는 MG손해보험의 유상증자를 위한 자금조달에 필요한 투자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MG손해보험은 상반기 순손실 352억 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손실규모가 140억 원 줄었지만 순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MG손해보험은 지난해 순손실 1005억 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당초 JC파트너스는 1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올해 상반기 안에 실시하려고 했지만 7월로 한 차례 일정을 연기한 데 이어 9월로 다시 미뤘지만 이마저도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에 JC파트너스는 자본확충 규모 등 큰 틀은 기존 계획대로 유지하는 가운데 상황의 시급성과 투자자 등을 고려해 올해 안에 단계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 MG손해보험은 2018년 3월 지급여력비율이 83.9%까지 떨어지면서 금융위원회로부터 적기시정조치 1단계 경영개선 권고를 받았다.
MG손해보험은 지속적으로 자본확충을 추진했지만 유상증자계획이 실패하면서 2018년 10월 경영개선 요구조치를 받았다. 이후에도 자본확충을 추진했지만 계속 미뤄지면서 2019년 6월 가장 높은 수준의 경고조치인 경영개선 명령을 받은 뒤 지난해 4월 대주주가 JC파트너스로 변경됐다.
지난해 3월 박윤식 MG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MG손해보험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투입됐지만 아직은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사모펀드가 보험사를 매각해 차익을 실현한 사례 가운데 성공적으로 평가되는 것은 MBK파트너스의 ING생명 매각건이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ING생명을 1조8400억 원에 인수한 뒤 2017년 기업공개(IPO)를 진행해 일정자금을 회수한 뒤 2018년 신한금융그룹에 매각해 2조 원이 넘는 차익을 남겼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