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들이 확대되고 있는 리모델링시장에서 수주를 늘리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와 여당이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리모델링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대형건설사들의 리모델링 수주 경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
6일 건설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기존에는 포스코건설과 쌍용건설이 리모델링시장을 주도해왔지만 대형건설사들이 뛰어들면서 리모델링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건설사들은 리모델링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지난해 말부터 리모델링사업에 속속 뛰어들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SK건설을 제외하고 다른 대형건설사들은 리모델링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은 올해 7년 만에 리모델링사업에 복귀했다.
서울 강동구 고덕아남아파트는 단독입찰로, 서울 성동구 금호벽산아파트는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 주택사업본부에 리모델링사업 전담조직을 꾸리고 리모델링사업을 본격화한 뒤 올해 1월 경기도 용인 수지 신정마을9단지 리모델링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DL이앤씨는 5월 경기도 군포시 산본 우륵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을 따내며 리모델링시장에 복귀했다.
DL이앤씨는 산본 우륵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서울과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리모델링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GS건설도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서울에서 모두 3개의 리모델링사업을 따내며 리모델링사업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GS건설은 2020년 12월26일 송파 삼전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을 따냈고 올해 4월 문정건영아파트 리모델링, 5월14일 밤섬현대아파트 리모델링까지 수주했다.
대우건설도 올해 2009년 이후 12년 만에 리모델링사업에 뛰어들었다.
대우건설은 4월 서울시 송파구 ‘가락쌍용1차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입찰에 쌍용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꾸려 사업에 참여해 시공사로 선정됐다.
올해 리모델링시장은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기 신도시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 고양시 일산, 군포시 산본, 부천시 중동, 안양시 평촌 등 5곳이다. 1기 신도시는 1991년 8월 아파트가 분양되기 시작했다.
아파트는 준공된 뒤 30년이 지나면 재건축 대상이 되지만 재건축 허가를 얻기까지는 기준이 까다로운 데다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은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아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단지들이 늘어날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건설업계는 기존 용적률이 180%가 넘으면 재건축을 하더라도 늘릴 수 있는 세대 수가 많지 않아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1기 신도시 가운데 일산을 제외한 분당, 평촌, 산본, 중동 등의 평균 용적률은 180%를 넘는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모델링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며 “리모델링 규제완화 논의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바라봤다.
김 연구원은 “새 아파트와 재건축 대상이 아닌 노후 아파트 사이의 가격차이가 벌어질수록 리모델링은 추진동력을 얻게 된다”며 “수도권에서 새 아파트 프리미엄이 몇 년 동안 급등하자 리모델링을 검토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리모델링 활성화 방침도 리모델링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가 5월27일 내놓은 ‘주택시장안정을 위한 공급·금융·세제 개선안’에는 경기도 분당과 일산 등 1기 신도시의 리모델링사업 활성화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리모델링은 재건축·재개발과 비교해 새로 공급되는 주택량이 많지 않아 정부와 여당이 방향을 틀어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추진을 위해 규제를 크게 완화할 수 있다는 시선도 계속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