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탁 핀크 대표이사가 마이데이터사업 진출에 차질을 빚고 있는데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언제 풀릴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핀테크 선두기업들과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권영탁 핀크 대표이사.
다만 금융위원회가 심사보류제도를 개선하기로 한 점은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심사 재개에 기대를 걸 수 있는 대목이다.
10일 핀테크업계에 따르면 핀크가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마이데이터사업을 기반으로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레이니스트(뱅크샐러드) 등 핀테크 선두기업을 추격하겠다는 권영탁 대표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핀크는 2월5일부터 통합조회(은행, 카드, 증권, 현금영수증, 대출정보), 소비 히스토리, 정기결제 알림, 습관저금 등 일부 서비스를 중단한다.
핀크가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사업 예비허가를 받지 못해 마이데이터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도 예비허가 통과하지 못했지만 핀크와 상황이 다르다.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는 예비허가 요건을 보완하면 다시 심사를 받을 수 있지만 핀크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언제 풀릴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2017년 하나금융지주가 시민단체로부터 은행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해 형사소송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허가심사 보류를 받았다.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는 2017년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특혜성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진 직원에 승진을 해줬다는 의혹 등을 들어 하나금융지주 등을 은행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는데 검찰의 기소 여부조차 결정되지 않았다.
마이데이터서비스 중단이 곧바로 고객 이탈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금융위가 핀크의 마이데이터사업 예비허가 심사를 언제 재개할지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답답할 수밖에 없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인 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금융투자도 심사 보류를 받았지만 다른 계열사들은 본업으로 버틸 수 있다는 점에서 핀크가 받을 타격이 커 보인다.
권 대표는 여전히 마이데이터사업을 핀크의 성장기회로 보고 있다.
2020년 11월 심사보류를 받은 뒤에도 핀크앱에 자동차 시세와 자동차 보험료를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하며 마이데이터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핀테크기업은 보험, 송금, 대출 등 특정영역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지만 결국 어느 한 지점에서 만난다”며 “종합 핀테크 플랫폼의 역할을 기대할 수밖에 없으며 이런 경쟁을 본격화해 주는 것이 마이데이터서비스”라고 말했다.
핀크는 금융위원회에서 신규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심사중단제도를 개선하기로 한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은 6일 ‘금융산업의 혁신과 역동성 제고를 위한 간담회’에서 “금융시스템의 법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심사중단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판단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며 "예측 가능성과 합리성을 제고할 수 있는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