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식 한국남부발전 사장에 이어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사장도 미국 액화천연가스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사업에 속속 발을 들이고 있다.
신 사장과 김 사장은 미국에서 석탄화력발전을 대체하는 친환경발전의 확대와 낮은 천연가스 가격으로 액화천연가스발전이 늘어나고 있는 점에 주목해 국내에서 쌓은 발전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사장(왼쪽)과 신정식 한국남부발전 사장(오른쪽). |
3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남부발전과 서부발전이 경쟁적으로 미국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병숙 서부발전 사장은 최근 미국 액화천연가스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사업에 뛰어들었다.
김 사장은 미국 코네티컷주에 632MW급 액화천연가스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1년 2월 발전소 건설에 들어가 2023년부터 상업 운전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부발전보다 먼저 미국 액화천연가스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시작한 곳은 남부발전이다.
신정식 남부발전 사장은 미국 북동부 미시간주에 1085MW급 액화천연가스 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사업을 지난해 4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2022년 발전소가 준공되면 35년 동안 발전소를 운영한다.
신 사장은 미국 동부 코넷티컷주에도 940MW급 액화천연가스 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한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김 사장과 신 사장은 미국 전력시장에서 액화천연가스발전이 석탄화력발전을 대체하며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에서 액화천연가스는 기술 발전으로 퇴적암(셰일)에 매장된 가스의 개발이 가능해지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떨어지고 미세먼지 배출을 적게 하는 친환경발전으로 전환이 독려되면서 2016년 석탄을 제치고 최대 발전원으로 떠올랐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은 최근 발간한 ‘연간 에너지 전망 2020’에서 액화천연가스발전 비중이 2018년 34%에서 2050년 36%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부발전과 서부발전이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데는 국내에서 쌓은 액화천연가스 복합화력발전소 운영 경험이 보탬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두 발전사 모두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따라 석탄화력발전을 액화천연가스발전으로 대체하며 발전소 운영경험을 쌓고 있다.
서부발전은 중유를 발전연료로 사용하던 평택화력발전소를 액화천연가스로 전환했고 태안화력발전소도 액화천연가스로 발전연료를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남부발전은 발전공기업 가운데 전체 발전량 중 액화천연가스 비중이 42.7%로 가장 큰 회사다. 최근에는 석탄화력발전을 대체하기 위해 제주에 액화천연가스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국내에서 이미 액화천연가스로 발전소를 운영하면서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과 신 사장 모두 현재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 복합화력발전소를 발판으로 삼아 미국시장에서 발전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김 사장은 액화천연가스 복합화력발전소 사업뿐 아니라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 사장은 6월29일 KDB인프라자산운용과 미국 가스복합발전사업 공동투자 컨소시엄 협약을 맺으면서 “이번 사업을 계기로 미주 지역의 가스복합화력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도 지난해 8월 열린 국산기자재 수출 확대 공동사업설명회에서 “큰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남부발전과 서부발전의 미국 액화천연가스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은 미국에서 추가로 발전사업 기회를 얻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선진국 발전시장에 진출하는 데도 보탬이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