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이 국내 이커머스기업 가운데 처음 상장을 추진하는 티몬의 주관사 선정경쟁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티몬 상장을 주관하면 이커머스기업 1호 상장의 주관사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얼어붙은 기업공개시장(IPO)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어 증권사들의 경쟁이 뜨겁다.
▲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왼쪽)과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티몬의 상장주관사 선정이 임박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티몬은 주관사 선정을 위한 증권사들의 프레젠테이션을 마쳤다”며 “이르면 다음주에 5개 국내 증권사 가운데 주관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관사 선정 과정 초반에 삼성증권과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가 상장주관에 참여할 뜻을 보였다.
하지만 티몬이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증권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추가 후보 모집에 나섰고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이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이 더욱 뜨거워졌다. 국내 증권사 5곳 외에도 외국계 증권사로 노무라증권도 참여했다.
티몬의 상장을 주관하면 이커머스기업의 첫 번째 상장 주관사라는 트랙레코드를 쌓을 수 있는 만큼 주관사 선정결과에 증권업계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이 티몬의 상장주관 경쟁에 뒤늦게 참여한 데는 티몬이 강한 의지를 지니고 상장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적다는 점이 꼽힌다.
티몬은 3월에 상장 의지를 밝힌 뒤 4월 안에 주관사를 선정하고 2021년 초에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상장 완료까지 채 1년이 걸리지 않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증권사들이 기업공개시장에서 실적을 쌓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 놓여있다. 미래에셋대우가 주관을 맡은 메타넷엠플랫폼, NH투자증권이 주관사인 노브메타파마 등 7개 기업이 상장 일정을 철회하거나 연기했다.
미래에셋대우가 주관을 맡은 호텔롯데는 4년 가까이 상장이 지연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주관사로 나선 SK바이오팜의 상장 역시 지연될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티몬 상장을 주관하면 내년 실적을 미리 대비할 수 있고 앞으로 상장을 추진하는 이커머스 관련 기업들의 상장주관 경쟁에서도 힘을 받을 수 있다.
티몬의 성장성이 최근 부각되고 있고 공모규모가 큰 점도 증권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이유로 꼽힌다.
티몬은 3월에 영업이익 1억6천만 원을 거둬 10년 만에 처음으로 월간 실적 기준 흑자를 보였다. 경쟁사인 쿠팡과 위메프에 시장 점유율은 뒤처져 있지만 적자에 허덕이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쇼핑 이용이 늘고 있는 점도 티몬의 기업가치에 힘을 보태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2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1조9618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4.5%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래 성장성과 관련된 전망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티몬의 기업가치는 1조 원 정도로 추정되고 티몬이 원하는 상장 공모규모는 4천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1분기 상장한 14개 기업의 공모금액 총액인 3355억 9900만 원보다 많은 수치다. 1분기 상장기업 가운데 공모금액이 가장 컸던 제이앤티씨(1210억 원)과 비교해 3배가 넘는다.
티몬이 상장 흥행을 위해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하더라도 한 회사당 2천 억 수준의 실적을 올릴 수 있다.
이에 앞서 티몬은 2017년 4월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내정하고 상장을 추진했지만 실적 부진 등 이유로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