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아주그룹과 손잡고 SKC코오롱PI 본입찰에 나설까?
아주그룹은 SKC코오롱PI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계열회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SKC코오롱PI 인수전에서 MBK파트너스가 한앤컴퍼니를 제치는 데 힘을 보태줄 수 있다.
29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아주그룹과 공동으로 SKC코오롱PI 본입찰에 나설 수 있다는 말이 나돈다. SKC코오롱PI 본입찰은 11월4일로 예정돼 있다.
아주그룹은 레미콘, 아스콘 등 건축자재를 생산하는 사업을 주축으로 자동차금융, 관광, 부동산개발 등의 사업영역에서 계열회사 12곳을 거느리고 있는 그룹이다.
아주그룹은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SKC코오롱PI를 인수하기 위해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하지만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자 최근 MBK파트너스에게 본입찰에 함께 참여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SKC코오롱PI 예비입찰 적격인수후보로는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 3곳이 선정됐다. 이들은 본입찰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아주그룹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MBK파트너스는 재무적투자자(FI)로서, 아주그룹은 전략적투자자(SI)로서 컨소시엄을 꾸려 SKC코오롱PI 본입찰에 참여하게 된다.
MBK파트너스는 아주그룹과 손을 잡으면 유력한 인수후보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그룹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한앤컴퍼니가 SKC코오롱PI의 유력 인수후보로 떠오른 데는 SKC코오롱PI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SKC코오롱PI는 폴리이미드 필름(PI)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폴리이미드 필름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전기차 배터리 등에 주로 사용된다.
한앤컴퍼니가 자동차부품산업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온 데다 한온시스템까지 경영하고 있는 만큼 한온시스템과 SKC코오롱PI의 시너지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강점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MBK파트너스는 폴리이미드 필름 관련 기업에 투자한 경험이 없는 데다 SKC코오롱PI를 인수한 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도 마땅히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MBK파트너스는 아주그룹과 손을 잡으면 이런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아주그룹 계열회사인 아주모터스는 글로벌 자동차부품업체들의 자동차부품을 수입해 국내에 유통하는 부품사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그룹이 SKC코오롱PI를 인수하면 자동차부품을 자체적으로 생산한 뒤 이미 갖춰진 유통망을 통해 유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C코오롱PI가 인수합병(M&A)시장에서 '알짜매물'로 꼽히고 있는 만큼 MBK파트너스는 SKC코오롱PI 인수를 위한 경쟁력을 갖추는 데 당분간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SKC코오롱PI는 글로벌 폴리이미드 필름시장에서 시장점유율 30%가량을 차지해 1위에 올라 있다.
2020년 별도기준으로 매출2840억 원, 영업이익 638억 원을 내 2019년보다 매출은 20.6%, 영업이익은 49.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주민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9일 “SKC코오롱PI는 3분기를 끝으로 부진을 끝내고 4분기부터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2020년에는 본업의 업황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사업도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MBK파트너스가 아주그룹과 컨소시엄을 굳이 꾸릴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MBK파트너스는 자금여력이 충분하고 독자적 경영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는 2010년 KT그룹과 함께 롯데렌탈(옛 금호렌터카) 인수에 나선 것을 마지막으로 전략적투자자와 공동으로 입찰에 참여한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