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시장에 ‘같은 듯 다른’ 신차를 연달아 출시한다.
현대차는 소형보다도 덩치가 작은 경형 SUV ‘베뉴’를, 기아차는 코나보다 조금 덩치를 키운 ‘셀토스’를 들고 나오는데 소형 SUV급에서도 사이즈를 다양화함으로써 SUV를 찾는 다양한 소비자의 수요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기아자동차가 '2019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새 소형 SUV 콘셉트카 'SP시그니처'. <기아자동차> |
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기아차가 프로젝트명 ‘SP2’로 알려졌던 소형 SUV를 곧 출시한다.
기아차는 이 차의 이름을 ‘셀토스’로 지은 것으로 확인됐다.
터스커와 트레일스터 등 다양한 이름이 차명으로 거론됐지만 최종적으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라클레스의 아들 ‘켈토스(Celtos)’의 머리글자 ‘C’를 ‘S’로 바꾼 셀토스로 정했다.
미국 자동차전문매체 오토블로그가 최근 유럽에서 광고촬영중인 셀토스의 사진을 찍어 보도하면서 외관 디자인은 어느 정도 공개됐다. 3월 말에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SP시그니처’와 거의 유사한 형태다.
기아차는 조만간 셀토스 판매에 들어간다.
이르면 4일 이 차의 이름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뒤 20일부터 사전계약 접수를 진행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6월 말부터 양산에 들어가 7월18일부터 출고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도 베뉴의 하반기 국내 론칭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현대차는 5월에 세계 최초로 인도에서 베뉴를 출시했는데 사전계약 첫 날에만 2천 대의 접수를 받아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이르면 8월부터 판매가 시작된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소형 SUV 출시에 서두르는 모양새다.
특히 '형제기업'인 두 회사가 시차를 거의 두지 않고 출시일정을 잡았다는 것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소형 SUV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새 상품을 내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도 읽힌다.
소형 SUV시장은 과거만해도 차종 부족 등으로 인기가 없었지만 쌍용자동차의 티볼리 출시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소형 SUV는 15만 대를 넘었는데 이는 티볼리 출시 이전인 2014년(3만 대)보다 규모가 5배 커진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기 다른 크기의 베뉴와 셀토스로 소형 SUV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하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베뉴는 제원상 전장(길이) 4040mm, 전폭(너비) 1770mm, 전고(높이) 1565mm, 휠베이스 2520mm다.
현대차의 SUV 라인업 가운데 가장 작은 코나와 비교해 전장은 125mm 짧다. 전폭과 전고, 휠베이스도 각각 30mm, 10mm, 80mm 짧거나 낮다.
현대차는 4월 뉴욕모터쇼에서 베뉴를 공개하면서 앞으로 베뉴가 현대차의 엔트리급 SUV 모델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차보다는 큰 소형 SUV 구매를 적극적으로 고려하면서도 더욱 아담한 사이즈의 차급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 신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셀토스는 코나보다 약간 큰 사이즈로 출시된다.
현재까지 구체적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여러 매체와 스파이샷을 통해 공개된 자료 등을 종합해볼 때 셀토스의 휠베이스는 코나와 동일하다. 하지만 전장이 늘어나고 전고가 한층 높아아진 것으로 확인된다.
티볼리의 사이즈를 키운 롱바디모델 ‘티볼리에어’급의 차종들과 경쟁할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보고 있다.
코나와 티볼리와 같은 소형 SUV보다 SUV 고유의 특징을 살리되 넉넉한 공간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