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장관은 13일 15개 중앙부처와 17개 시·도가 참여하는 범정부 사회기반시설 안전관리대책 회의를 열어 “통신, 난방, 교통 등 필수 시설에서 계속 사고가 터지는 것을 결코 우연으로 보면 안된다”며 “일련의 사고들이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나타나는 전조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KTX 오송역 정전,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목동과 안산시 온수관 파열, KTX 강릉선 서울행 열차 탈선 등 기반시설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김 장관은 대책 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 장관은 우선 국민생활과 밀접한 사회기반시설의 일제점검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에너지, 철도, 금융전산, 원자력 등 4개 분야로 나눠 17일부터 현장에서 집중점검하기로 했다.
김 장관이 안전대책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투자’였다.
그는 “강남 개발 40년, 4대 신도시 건설 30년이 됐는데 이제는 이 낡은 시설들의 안전에 투자해야 할 시기”라며 “안전에 투자하는 것을 더는 이뤄서는 안 된다”고 안전관리예산을 사회기반시설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도록 관계부처에 요청했다.
김 장관은 평소에도 기반시설에 투자하는 것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지론을 꾸준히 밝혀왔다.
그는 올해 4월 MBC와 인터뷰에서 “과거 관행들가운데 조금 돈이 드는 것들은 피하는 것들을 효율성을 높이는 것으로 착각했다”며 “빨리 빨리 대충 대충했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 드러나는 것을 보면 이제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앞으로 기업들에게도 안전에 관한 투자를 늘릴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KTX 탈선사고와 KT 화재에 따른 통신불능 등은 투자를 통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문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KTX 탈선사고는 열차와 선로 등 철도시설물을 정비해야 할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데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자료를 보면 열차 선로는 매년 2015년 8465km에서 2017년 9364km로 매년 증가했다. 같은 기간 터널과 교량도 9333개소에서 9714개소, 역사도 4974동에서 5089동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차량 유지보수 인력은 2015년 38명이 감소했고 2017년 205명이 줄었다. 게다가 같은 기간 정비인력 예산도 4337억 원에서 4243억 원으로 90억 원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민규 동양대 철도경영학과 교수는 KBS와 인터뷰에서 “새 시설을 만드는 과정에서 경제성을 따지다 보면 안전과 관련한 부분을 간과하기 쉽다”며 “국토교통부는 물론이고 철도공사도 수익이 발생하는 부분들을 안전 예산으로 일정 비율 확보해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T 통신 불능사태도 예비 통신망이 구축돼 있었으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유선통신에서 예비 통신망을 구축하려면 통신사 사이 또는 통신사 자체에 통신 우회로를 갖춰야하지만 수천억 원의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 통신사들이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장관이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과 함께 통신사에게 안전을 위한 예비통신망을 구축하도록 요구하면 기업들도 이를 쉽게 거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재왕 건국대학교 안보재난관리학과 교수는 “사회가 발전할수록 위험이 일상화되고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 규모는 더 클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기업들의 안전의무를 강화하는 법안과 함께 안전에 투자하는 기업의 세금을 감면해 주는 등의 유인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