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대표가 2012년 설립한 브라이니클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메시지가 삭제되는 기능을 탑재한 '돈톡', 우리은행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 등을 개발한 IT 회사다. 2019년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 에브리싱과 합병한 이후 지금까지도 안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브리이니클은 에브리싱과 합병하면서 회사 이름을 디어유로 바꿨다.
다만 올해 실적은 다소 주춤할 예정이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디어유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780억 원, 영업이익 28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은 3%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상장 이후 처음으로 감소하는 것이다.
안 대표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데는 영업이익 후퇴와 관련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8일 디어유는 중국 최대 음악 플랫폼 기업 TME(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제휴 및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디어유 관계자는 “일본이나 미국처럼 별도의 어플을 내는 것이 아니라 TME의 플랫폼에 버블 서비스를 추가하는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며 “별도 법인 설립 없이 파트너십 형태로 수수료를 수취하는 형식으로 사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수료의 매출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지 아티스트 입점에 주력하면서도 국내 아티스트 입점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TME는 산하에 음악플랫폼 큐큐뮤직과 쿠거우뮤직, 쿠우뮤직 등을 두고 있다. 세 플랫폼의 합산 월간 이용자 수는 5억 명이며 중국 음원시장 점유율은 70%에 이른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버블 서비스가 2025년 1분기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안타투자증권에 따르면 버블의 지역별 매출 비중은 중국 35%, 한국 27%, 일본 14%, 미국 7%, 유럽 5%, 동남아 4% 순서다. 중국 시장은 버블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다면 매출에 든든한 힘이 될 가능성이 높다.
▲ 버블에 입점한 해외 아티스트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라틴계 아티스트 제이 발빈, 일본 여자아이돌 SKE48, 일본 코미디언 듀오EXIT, 라틴계 아티스트 페소 플루마.
디어유는 앞서 6월 일본에서는 '버블 포 재팬', 10월1일 미국에서는 '더 버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사업성이 검증된 만큼 해외 출시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5년 사이 넷플릭스나 유튜브프리미엄 등 구독 서비스가 흔해진 덕분에 팬 커뮤니티 플랫폼과 관련한 구독 거부감이 덜해진 점도 디어유의 해외 진출에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디어유는 2020년 지분을 투자한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 입점을 시작으로 서비스 범위를 점점 늘려갔다. K팝 아이돌그룹에서 배우, 스포츠스타, 인플루언서 등 국내 연예인부터 유명인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23년 하이브가 팬 플랫폼 위버스에 버블과 비슷한 ‘위버스디엠’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안 대표로서는 더욱 더 해외로 눈을 돌릴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일본 플랫폼 ‘버블 포 재팬’에는 현재 15팀이 입점돼 있다. 국내에서는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유명한 AKB48의 자매그룹인 SKE48 멤버 40명을 비롯해 밴드와 코미디언, 배우 등이 고루 입점했다.
미국 플랫폼 '더 버블'에는 제이 발빈과 페소 플루마 등 단 두 팀만 입접한 상태다. 규모는 적지만 모두 라틴 음악계에서 존재감이 강한 인기 아티스트들인데다 이들이 버블에 입점한 최초의 서구권 아티스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제이 발빈은 누적 음반판매량 3500만 장 이상을 올렸으며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5천만 명에 이른다. 유튜브 구독자 수 3450만명, 빌보드 메인차트인 핫100차트 1위와 3위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페소 플루마는 2023년 스포트파이에서 글로벌 5번째로 많이 스트리밍된 아티스트로 선정됐으며 히트곡 'Ella Balla Sola'는 빌보드 핫100차트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제이 발빈은 애플뮤직 10억 스트리밍을 달성한 최초 라틴 가수이고 페소 플루마는 2023년 글로벌 음원플랫폼 스포티파이 글로벌 5위 안에 드는 스트리밍 아티스트다"고 설명했다.
디어유는 앞으로 팝 아티스트 입점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더 버블의 월 구독료는 약 4.99달러로 다른 국가보다 25%가량 높아 안 대표로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제이 발빈은 빌보드와 인터뷰에서 버블 입점에 대해 "항상 제 팬과 연결되는 것이 중요했다"며 "팬들의 모국어가 무엇이든 그들과 소통하는 것이 신나는 일이다“고 말하며 해외 아티스트 확장 기대감을 더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