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랩스 최고경영자(사진)가 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전체 가상화폐 산업을 위한 중요한 승리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랩스 최고경영자(CEO)는 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4년에 걸쳐 다퉜던 소송을 이렇게 정의했다.
가상화폐 리플을 발행한 리플랩스는 2020년부터 SEC와 리플의 연방증권법 위반 문제를 두고 소송을 벌여왔는데 올해 8월 소송이 마무리됐다.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리플랩스에 벌금을 부과했으나 리플랩스가 거래소를 통해 개인에게 리플을 판매한 행위는 연방증권법을 위반한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SEC가 리플을 비롯한 가상화폐들을 증권으로 간주하며 강한 규제를 걸어왔기 때문에 이 같은 판결은 사실상 리플랩스의 승리로 여겨졌다.
리플랩스와 SEC의 소송이 가상화폐업계의 향후 규제 방향을 좌우할 중요한 재판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아왔던 만큼 이날 간담회에서도 소송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갈링하우스 CEO는 “SEC가 항소를 하더라도 이번 소송에서 리플이 증권이 아니라고 판결한 것에 대해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다”며 “SEC가 미국에서 가상화폐와 벌였던 전쟁이 종결되는 출발선이 될 것이다”고 소송의 의미를 짚었다.
갈링하우스 CEO는 SEC를 이끌고 있는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전혀 감추지 않았다.
그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이 되더라도 겐슬러 위원장이 임기를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는데 돈을 걸 수 있다”며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의 주요 인사들도 겐슬러 위원장의 가상화폐 규제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어 겐슬러 위원장이 2026년까지 임기를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민주당 후보 해리스 부통령 가운데 누가 당선이 되든지 가상화폐 규제 환경은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선이 격화하면 가상화폐산업에 대한 공화당과 민주당의 지지가 늘어날 수 있고 새 대통령이 등장하면 미국 주요기관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을 더욱 적극적으로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 에릭 반 밀텐버그 리플랩스 부사장(사진)이 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리플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출시 시기를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출시 가능성은 열어뒀다.
올해 1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된 이후 5월 이더리움마저 현물 ETF 승인을 받자 가상화폐업계는 다음 현물 ETF 대상이 될 가상화폐로 리플과 솔라나 등을 꼽고 있다.
갈링하우스 CEO도 5월 미국에서 열린 가상화폐 행사 ‘컨센서스2024’에서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리플 ETF, 솔라나 ETF, 에이다 ETF 등이 등장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날 에릭 반 밀텐버그 리플랩스 부사장은 “지속적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성공을 거두면서 가상화폐 확장에 대한 분명한 수요가 있고 기관 쪽에서도 관심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리플이 자연스럽게 ETF 후보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리플랩스는 향후 한국에서 가상화폐 커스터디(수탁)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가상화폐 커스터디 사업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를 대신 관리하고 보관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모니카 롱 리플랩스 사장은 “개발자 커뮤니티 관면에서 한국 시장에 거대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커스터디(수탁) 사업을 제공하고 규제가 명확해지면 지불 관련해서도 사업을 확장할 것이다”고 말했다.
리플은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저렴한 수수료에 빠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화폐다. 시가총액은 2일 기준 42조6천억 원 규모로 전체 가상화폐 가운데 7위에 올라있다. 조승리 기자
▲ 리플랩스 주요 경영진들이 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