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법률산책] 지역주택조합 사건은 승소 확정 이후가 더 중요해

▲ 지역주택조합사건은 승소판결 뒤에 판결을 현실화하기 위한 후속 조치도 중요하다. <픽사베이>

지난해 12월29일 [주변의 법률산책] ‘지역주택조합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려면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한 이후 많은 분들로부터 지역주택조합 탈퇴, 계약취소 등에 대해서 문의를 받았다. 

지난 칼럼에 기재한 대로 토지확보율에 대해서 기망하였거나 가입당시 안신보장증서를 교부한 사실이 인정되면 가입계약을 취소하는 승소판결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승소판결을 받고 확정되었어도 아직까지 분담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백현우(가명)는 내집 마련이라는 부푼 꿈을 품고 K지역주택조합에 가입했다. 

담당직원 윤은성(가명)은 가입당시 백현우에게 토지확보율이 거의 100퍼센트라고 하면서 안심보장증서까지 교부했었다. 

그러나 K지역주택조합은 토지확보율이 30% 정도밖에 되지 않고 아직 조합설립인가도 되지 않은 상태이다. 

백현우는 김양기(가명) 변호사를 선임해서 K지역주택조합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서 가입계약 취소 및 분담금반환 승소 판결을 받았고 김양기에게 보수로 착수금 포함해 1700만 원을 보수로 줬다.

그러나 백현우는 승소확정판결을 받은 때로부터 1년이 다 되어가도록 분담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K지역주택조합의 윤은성은 돈을 돌려주겠다고 말만하고 아직도 주지 않고 있다. 

백현우는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첫째, K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 명의로 된 재산을 찾아야 한다. 지역주택조합은 등기하지 않은 비법인사단에 불과해서 재산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더구나 대부분의 지역주택조합은 재산을 신탁해두기 때문에 조합 명의로 된 재산을 찾기 어렵다. 

그래서 소송 제기 전에 주택법상 정보공개 요청을 통해서 지역주택조합의 현황과 현존하는 재산에 무엇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두고 집행가능한 부동산, 예금채권 등에 대해서 가압류를 해두었어야 한다. 

둘째, 민사집행법에서 정한 재산조회신청을 통해서 재산을 확인해야 한다. 승소확정판결 등 집행권원이 있는 채권자는 재산조회신청 절차를 통해서 재산을 확인하고 해당 재산에 대해서 직접 강제집행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부동산인 경우에는 강제경매신청을 해야 하고 예금채권 등에 대해서는 압류, 전부명령 또는 압류, 추심명령을 신청하고, 그 이후에는 전부금 청구, 추심금 청구 소송을 제기해서 강제집행을 진행해야만 한다. 

민사판결이 선고되었어도 채무자가 임의로 변제하지 않는다면, 채권자가 강제집행 절차를 거쳐야만 채권을 추심할 수 있다. 그리고 채권을 추심하는 데에도 상당한 비용과 노력, 시간이 소요된다. 

다수의 조합원이 소송 등을 제기해서 탈퇴가 빗발치는 경우 지역주택조합이 파산하는 경우도 제법 많이 있다. 

그러나 파산하지 않고 운용되고 있는데도 재산을 못찾는 경우도 종종 나온다. 이때는 채무자회생법에 근거해서 지역주택조합 파산신청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지역주택조합 명의로 된 재산이 전체 채권자들에게 변제하는 데에 부족한 경우에는 분담금 전부를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주변의 법률산책] 지역주택조합 사건은 승소 확정 이후가 더 중요해

▲ 강제집행 등 민사집행에 관련된 법리는 일반인이 혼자서 해결하기에는 복잡하기 때문에 법률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픽사베이>

셋째, 지역주택조합 명의로 된 재산을 찾지 못하거나 파산절차가 진행중이라면 조합 임원, 담당직원 등에 대해서 사기죄로 고소하고, 각 조합임원이나 담당직원을 개별적인 피고로 해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방법도 있다. 

현행법상 지역주택조합에 대해서 승소판결이 있더라도 조합장, 이사 등 임원에 대해서 강제집행할 수가 없다. 그래서 별도 소송 제기가 필요할 수 있다. 

이처럼 지역주택조합을 상대로 승소판결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에 승소판결을 집행해서 돈을 돌려받는 일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주상은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파트너변호사
 
글쓴이 주상은 변호사는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파트너변호사이다. 대한변호사협회 공인 재개발 재건축 전문변호사이고, 주로 재개발 재건축, 리모델링, 건설 부동산 사건들을 취급해왔다. 대학원에서 민사법을 전공했다.  대학원에서는 논문을 주로 작성하다가 변호사가 된 후에는 복잡하고 어려운 법언어를 쉬운 일상 용어로 풀어 쓰는 데에 관심을 두고 있다. 칼럼을 통해 일반인들이 법에 대해서 가지는 오해를 조금씩 해소해나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