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예하 뷰노 대표집행임원 겸 이사회 의장이 인공지능(AI) 기반 진단 솔루션으로 미국 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에서는 협력사와 함께 빠르게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면 미국은 직접 진출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북미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 4일 헬스케어 업계에 따르면 이예하 뷰노 대표집행임원(사진)이 뷰노의 미국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4일 제약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뷰노가 뇌 정량화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브레인'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 진출 기반을 다지고 있다.
뷰노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뇌 MRI(자기공명영상) 자료를 정량화해주는 의료기기인 뷰노메드 딥브레인이 최근 미국 FDA 인증을 받았다"며 "이번 인증을 미국 진출의 첫 번째 단추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뷰노메드 딥브레인은 딥러닝을 기반으로 뇌 MRI 영상을 분석해 뇌 영역을 100여 개 이상으로 분할하고 각 영역의 위축 정도를 정량화한 정보를 1분 내에 제공해준다.
뷰노는 올해 10월 뷰노메드 딥브레인으로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인허가를 받았다.
이 대표는 이미 2021년 미국 현지 법인인 뷰노메드를 설립했는데 앞으로 현지 법인을 통한 영업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11월 미국에서 열린 ‘북미영상의학회(RSNA)’에 이 대표가 직접 참석해 뷰노메드 딥브레인을 발표하며 홍보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당시 “RNSA 2023 현장에서 참가자들에게 뷰노의 첫 FDA 인증 제품인 뷰노메드 딥브레인을 중점적으로 알리겠다”며 “현지 의료기관 및 AI 기반 뇌 MRI 정량화 기술에 수요가 있는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늘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미영상의학회는 매년 700개 이상의 영상의학관련 업체에서 6만 명 이상이 참석하는 행사로 영상의학관련 학회 중 규모가 가장 크다.
▲ 뷰노 관계자들이 2023년 11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영상의학회에 참가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뷰노>
이 대표가 일본과 달리 미국에서는 직접 진출하는 것은 미국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 수요가 높다는 점이 꼽힌다.
사실 뷰노는 일본 후생성으로부터 폐 CT관련 인공지능 의료기기를 이미 허가 받아 일본 의료 영상 처리장비 업계 ‘톱3’로 꼽히는 M3와 공급계약을 맺어 진출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인공지능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만큼 직접 진출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마켓 앤드 마켓에 따르면 북미 인공지능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22년 38억1900만 달러(4조9895억 원)에서 2027년 266억9200만 달러(34조873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5년 만에 시장 규모가 598% 급증하는 것이다.
더욱이 2022년 기준으로 세계 인공지능 헬스케어 시장에서 북미 비중이 38.59%로 가장 높다.
이 대표는 뷰노메드 딥브레인 이후에도 빠르게 북미 라인업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심정지 관련 인공지능 의료기기인 뷰노의 딥카스가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받았다는 점에서다.
딥카스는 24시간 이내에 입원 환자의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0~100 사이의 딥카스 점수로 제공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다. 국내에서는 이미 상급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사용하고 있다.
미국 FDA의 혁신의료기기 지정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을 치료하거나 진단하기 위한 의료기기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진단 방법과 비교해 효과적 진단을 제공한다는 예비 임상 증거를 보인 혁신기술을 심의해 이뤄진다.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기반으로 추후 미국 보험에 등재될 수 있다는 점에서 허가 이후 빠르게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미국 FDA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Viz.AI는 미국 보험청으로부터 신기술 추가 지불보상(NTAP) 목록에 포함됐다.
신기술 추가 지불보상은 미국 보험청에서 상당한 임상 개선을 제공한다고 인정한 신기술과 관련해 임시 수가를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진단서비스의 성공은 결국 해당 국가의 의료보험 적용 여부에 달려있다.
일반적으로 인공지능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소비하는 병원으로서는 추가적 이익이 제공되면 해당 기술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보험 적용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FDA로부터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받을 경우 NTAP(신기술추가지불보상) 지정을 받는데 매우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AI 진단 신기술 임시 수가를 받고 있는 기업들은 실제 병원의 사용 빈도 및 의료시스템 비용 절감 효과 등을 입증해 정식 수가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바라봤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