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년에 출시하는 아이폰에 탑재될 차기 프로세서의 반도체 위탁생산도 모두 대만 TSMC에 맡길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외국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위탁생산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벌이며 애플의 반도체 수주를 노리고 있지만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전문매체 익스트림테크는 16일 "삼성전자가 과거에 애플의 반도체 위탁생산을 수주한 것은 일시적 행운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스트림테크는 TSMC가 2016년부터 최소한 2019년까지 4년 연속으로 아이폰에 사용되는 프로세서의 위탁생산을 독점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바라봤다.
TSMC의 반도체 위탁생산 공정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우위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TSMC는 현재 주력으로 삼는 7나노 위탁생산 공정에 EUV(극자외선)를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내년부터 5나노 공정에도 EUV를 적용해 시범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EUV는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에 유리한 기술인데 이를 7나노 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은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현재 건설 중인 화성 반도체공장에 7조 원 이상의 투자를 들인 뒤 EUV 생산라인 전용으로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공장 가동은 2019년 하반기부터로 예정돼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7나노 EUV공정이 자리를 잡기도 전에 TSMC가 빠른 속도로 기술력을 높이고 있어 삼성전자는 갈수록 녹록치 않은 경쟁환경을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EUV를 적용한 것은 아니지만 TSMC는 올해 상반기부터 7나노 공정을 도입해 반도체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TSMC는 7나노 공정을 통해 이미 애플뿐 아니라 엔비디아와 AMD를 포함한 반도체 고객사의 위탁생산을 대거 수주한 만큼 EUV기술을 도입한 뒤에도 우위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익스트림테크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7나노 공정으로 양산을 계획한 제품은 자체개발한 '엑시노스' 시리즈 프로세서와 주요 고객사인 퀄컴의 반도체 일부 제품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위탁생산사업에서 애플의 아이폰용 프로세서를 수주하는 데 큰 공을 들이고 있다.
▲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AP(모바일프로세서). |
2015년에 삼성전자가 14나노 미세공정으로 애플 아이폰6S 시리즈에 탑재된 'A9' 프로세서 생산을 담당하면서 위탁생산사업의 최고 전성기를 보냈기 때문이다.
애플 아이폰용 프로세서 위탁생산은 물량이 다른 고객사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데다 반도체업계 전반에 기술력을 증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7나노 EUV공정 도입을 통해 반도체 위탁생산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만큼 아이폰 프로세서 수주를 되찾는 일은 성장에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하지만 TSMC의 위탁생산 독점체제가 지금과 같이 계속 이어지고 삼성전자가 기술 격차를 극복할 계기를 만들지 못한다면 경쟁력 확보를 자신하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익스트림테크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삼성전자가 TSMC의 경쟁사라고 보기도 어려울 정도"라며 "시스템반도체시장에서 TSMC의 시장 지배력과 기술 우위가 지속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