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8-10-11 16: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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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의 편의점 계열사 이마트24가 BGF리테일, GS리테일, 코리아세븐 등 경쟁사의 행보에 바짝 긴장할 것으로 보인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 코리아세븐 등은 정부의 최저수익 보장제와 최저임금 인상 압박에 근접출점 제한 규제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데 이렇게 되면 이마트24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김성영 이마트24 대표이사.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가 BGF리테일 GS리테일, 코리아세븐 등의 근접출점 제한 의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이마트24가 상생을 표방하는 편의점회사인 만큼 한국편의점산업협회가 근접출점 제한 규제를 시행하게 되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비록 이 제도가 자율 규약으로 시행되는 것이지만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는 만큼 경쟁사 편의점 전환 유도, 신규 상권 진입 등을 중심으로 매장 확대 전략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성 GS리테일 편의점사업부 대표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가맹점주들의 어려움은 과다한 출점경쟁 영향이 크다”며 “서로 다른 편의점이 10m 옆에 붙어서 매출을 나눠먹고 있는데 근접출점 제한제도를 통해 이런 거리를 80m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날 국정감사에서 최저수익 보장제를 1년 이상으로 늘리라는 요구를 강하게 받았는데 근접출점 제한으로 가맹점주의 수익감소 문제에 대응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조 대표의 발언을 놓고 편의점업계는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조 대표는 근접출점 제한 자율 규약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편의점산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을 뿐 아니라 이날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사장을 대신해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이마트24를 빼고 BGF리테일과 GS리테일, 코리아세븐 등 국내의 대형 편의점사업자들이 대부분 가입한 협회다. 이들은 과거 공정위가 근접출점 제한제도 시행을 놓고 담합으로 판단해 추진하지 못했지만 이번에 다시 한 번 공정위에 유권해석을 요청해뒀다.
이마트24는 그동안 BGF리테일과 GS리테일, 코리아세븐 등이 처한 ‘이중고’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의 수익 가운데 일정 비율을 가맹 수수료로 떼는 경쟁사와 달리 이마트24는 매출과 관계없이 일정액을 가맹 수수료로 뗀다”며 “24시간 영업도 가맹점주의 자율적 선택에 맡기고 있어 정부의 최저수익 보장제와 최저임금 인상 압박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라고 말했다.
▲ 조윤성 GS리테일 편의점사업부 대표.
BGF리테일 편의점 CU의 가맹 수수료는 2016년 기준으로 월 평균 매출이익의 최대 50%,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는 최대 65%, 코리아세븐의 세븐일레븐은 최대 70% 정도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 코리아세븐은 연중무휴, 24시간 영업을 하는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가맹 수수료를 깎아주고 있어 가맹점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24시간 영업을 해왔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까지 올랐다는 점이다. 심야영업을 하는 가맹점주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수익성이 나빠졌는데 높은 가맹 수수료 부담에 24시간 영업을 포기할 수도 없어 진퇴양난의 상황에 몰렸다.
이마트24는 이런 상황에 힘입어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편의점 전환과 신규 출점을 발빠르게 유도해왔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는 기조가 확산되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 점포 수가 빠르게 늘었다“며 ”가맹점 전환이나 신규 출점을 문의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24의 점포 수는 지난해 말 2652개에서 8월 말 3413개로 761개(28.7%) 순증했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보다 점포 순증 규모가 크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경쟁사 편의점이 이마트24로 전환하는 비율이 5.5%에 그쳤지만 올해 1~8월까지 이마트24로 전환한 비율은 14.7%에 이른다.
하지만 근접출점 제한제도로 신규 출점할 길이 좁아지면 이마트24의 점포 수 순증 속도도 한풀 꺾일 수밖에 없다.
이마트24가 미니스톱을 인수해 점포 수를 늘리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가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데 이 지분 인수전에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등이 뛰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미니스톱은 매출이익의 일정 비율을 가맹 수수료로 내고 있어 이마트24와 가맹 수수료 정책이 다르다”며 “미니스톱의 운영방식이 이마트24와 다르고 가맹점주들이 이마트24로 바뀌고도 계약을 지속할지 여부도 불확실해 미니스톱을 인수한다고 해서 이마트24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