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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에서 여성 CEO들이 전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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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가 빌 런던 로이즈 새 CEO |
영국 보험회사 런던 로이즈가 새 CEO로 잉가 빌을 내세웠다. 지난 10일 미국 자동차기업 GM이 메리 바라를 CEO로 임명한 것에 이은 또 한 번의 파격적 인사다. 두 회사 모두 설립 이후 최초로 여성 CEO를 임명한 것이다. 여성이 CEO 자리에 오르기까지 GM에서는 135년, 런던 로이즈에서는 325년이나 걸린 셈이다. 이처럼 오랜 시간 동안 ‘금녀’의 구역으로 여겨졌던 분야에서도 여성 CEO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 325년 런던 로이즈 역사의 첫 여성 CEO
잉가 빌은 30년간 보험업계에서 일해온 베테랑이다. 스위스 재보험회사 컨버리움의 CEO로 재직하면서 경영실적을 흑자로 전환시켰으며 런던 로이즈의 에이전트인 캐노피우스의 CEO를 맡은 경험이 있다. 넬슨 회장은 “로이즈는 이미 세계 보험업계의 리더이지만 전문보험과 재보험 분야의 글로벌 허브로서 영향력과 구실을 강화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빌은 국제 경험이 풍부하고 업무 능력이 뛰어나 새 최고경영자로서 이상적인 인물”이라고 말했다.
메리 바라는 18살에 인턴 엔지니어로 GM에 입사했다. 이후 33년간 일하면서 글로벌 제품 개발‧구매 및 공급망 담당 수석부사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GM의 전 CEO 댄 애커슨은 바라를 두고 “회사와 함께 성장했으며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탁월한 전문가”라고 말했다. 2009년까지 GM의 생산총괄을 맡았던 밥 랏츠도 그녀를 “글로벌 시장 전략의 핵심 수행자였다”고 평가했다. 오랜 업계 경험, 글로벌 시장 감각, 리더로서의 자질이 잉가 빌과 메라 바라의 공통된 강점으로 꼽힌다.
◆ 여성친화적 기업일수록 경영실적 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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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 |
그동안 여성 CEO들의 강점으로 여성 고유의 감성과 섬세함이 부각되었다. 소프트 파워가 강조되는 IT 분야에서 여성 CEO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는 메뉴 검색창의 색을 바꾸는데도 수십가지 색을 대조할 정도로 꼼꼼했다. 그녀는 재택근무를 폐지하고 조직 구성원들 간 소통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저물어가던 야후는 메이어 영입 이후 급속히 활기를 띠었고 업계 1위인 구글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IT 분야에서 마리사 메이어 외에도 맥 휘트먼 HP CEO,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가 괄목할 성과를 거두면서 차세대 여성 CEO들의 진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CNN머니는 `포스트 IT 여성 리더` 8인을 선정했고 그 리스트에는 인스타그램 비즈니스운영 이사, 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 트위터 미디어담당 부사장 등의 이름이 거론돼 IT 분야에서 여성 CEO의 약진이 계속 될 전망이다.
맥킨지 분석에 따르면 여성 임원을 적극 영입한 국내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이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7% 정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 외에도 여성 노동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여성친화적 기업일수록 경영실적이 양호하다는 연구결과가 적지 않다.
IT 분야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인드라 누이 펩시코 CEO는 투자자와 분석가들의 요구에도 맞서 부진한 음료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그녀는 스낵과 음료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이다. 누이의 전략은 유효했고 펩시코는 올해 3분기에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버버리 CEO로 재직했던 안젤라 아렌츠는 디지털 마케팅에 집중한 낡은 이미지의 버버리를 새로운 감각의 브랜드로 재탄생 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버버리의 지난해 매출액은 20억 파운드로 5년 만에 두 배로 증가했다. 안젤라는 최근 애플의 유통 및 온라인 매장 담당 총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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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라 아렌츠 버버리 전 CEO |
◆ 남성의 전유물에서 여성 CEO가 성공할 것인가?
잉가 빌과 메리 바라 CEO 임명은 기존의 보수적 기업문화를 변화시키고자 했던 런던 로이즈와 GM의 이상적 선택이었다. 실력을 검증 받은 여성 CEO의 임용을 통해 경영의 안정성 추구하는 것은 물론 기업의 변화를 여성 CEO가 몸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잉가 빌의 CEO 임명은 빈스 케이블 영국 기업혁신기술부 장관이 기업의 여성 임원 채용을 독려하던 차에 이루어졌다. 메리 바라는 막 금융구제에서 벗어난 GM의 새로운 역사를 펼쳐나가야 한다. 런던 로이즈의 잉가 빌과 GM의 바라 메리. 남성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분야에서 그녀들은 선전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