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ENM이 합병법인으로 출범한 뒤 첫 드라마인 ‘미스터 션샤인’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판매한 미스터 션샤인의 판권만으로 이미 제작비 대부분을 회수했는데 앞으로 간접광고 등을 통해 새 부가수익을 창출할 기회가 널려 있다.
▲ 허민회 CJENM 대표이사.
미스터 션샤인에 쏠린 이목 만큼이나 CJENM의 비전인 '미디어 커머스'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13일 증권가에 따르면 tvN 새 토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국내 주문형비디오(VOD)와 간접광고(PPL) 등 드라마를 통한 간접 수익이 각각 30억 원, 2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미스터 션샤인은 첫회에서 지금까지 tvN에서 방영된 모든 드라마를 통틀어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미스터 션샤인은 1, 2회의 시청률이 각각 8.9%와 9.7%였는데 2016년 말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도깨비’ 1, 2회의 시청률 6.3%, 7.9%보다 높았다.
당시 도깨비가 최고 시청률 20.5%를 보이고 간접광고(PPL)을 통해 70억 원을 거둬들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스터 션샤인이 이런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CJENM은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CJ오쇼핑 CJE&M의 합병에 따른 미디어 커머스를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스터 션샤인의 배경은 1900년대 ‘구한말’인 만큼 어떤 방식으로 간접광고(PPL)를 보여줄지에 관심이 쏠렸다.
CJENM은 미스터 션샤인 2화에서 주연배우 이병헌씨의 “요즘 이 잔이 유행인가?”라는 대사와 함께 자연스럽게 CJ오쇼핑의 자체 식기 브랜드 ‘오덴세’의 찻잔을 등장시켰다.
이 밖에도 드라마에서 블란서제빵소라는 이름의 간판이 등장했는데 하얀 배경에 파란색 글자로 쓰여진 이 간판은 제빵브랜드 ‘파리바게뜨’를 쉽게 연상하게 했다.
이런 시도는 시청자들에게 ‘숨은 간접광고(PPL) 찾기’로 불리며 새로운 재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CJENM이 미디어 커머스에 공을 쏟는 이유는 기존 홈쇼핑사업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CJENM은 미스터 션샤인 등 프로그램에서 자체 식기 브랜드인 오덴세를 간접광고로 노출해 기존 CJ오쇼핑 홈쇼핑의 마진을 뛰어넘는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합병법인 통합 과정이 완료되고 콘텐츠 제작역량이 강화되면 시너지는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CJENM은 앞으로 드라마의 주제곡(OST), 리메이크 판권, 중국에 판권 판매 등을 통해 새로운 부가수익을 만들어낼 기회도 많다.
미스터 션샤인을 촬영하는 데 사용된 6천 평 규모의 야외 세트장은 방송을 마친 뒤 관광상품으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포스터.
CJENM의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미 미스터 션샤인의 판권 판매를 통해 제작비를 뛰어넘는 수익을 거둬들였다.
스튜디오드래곤이 넥플릭스에 판매한 미스터 션샤인 판권 가격은 약 290억 원으로 추정되고 케이블채널 tvN에 판매한 방영권의 금액도 220억 원으로 알려졌다. 미스터 션샤인 제작비는 430억 원 수준이다.
다만 미스터 션샤인에 쏟아지는 관심이 뜨거운 만큼 미디어 커머스가 자칫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CJENM의 이번 시도는 점점 미디어와 커머스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만 과도한 간접광고나 홍보는 오히려 드라마의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기업 이미지를 해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CJENM은 1일 자산규모 6조5천억 원에 이르는 통합법인으로 새 출발했다.
CJ오쇼핑이 보유한 홈쇼핑 역량과 CJE&M이 지닌 미디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적 ‘미디어 커머스’회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보였는데 ‘미스터 션샤인’으로 그 첫 발걸음을 떼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