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대표가 애널리스트 출신인 만큼 CJ올리브네트웍스의 상장 등을 염두에 두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 부장이 지분 17.97%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인데 앞으로 이 부장이 승계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핵심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CJ올리브네트웍스는 구창근 대표가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이사로 이동해 올리브영부문 대표를 맡는다고 밝혔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경배 IT사업부문 대표와 구창근 올리브영 대표의 각자대표체제가 된다.
구 대표는 지난해 7월 CJ에서 CJ푸드빌로 이동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자리를 옮겼다.
구 대표의 이동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CJ올리브네트웍스가 CJ그룹의 승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받는 데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핵심사업인 올리브영이 예전만 못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놓고 볼 때 중책으로 이동했다는 시각이 많다.
구 대표는 1973년 생으로 CJ그룹에서 최연소 CEO다. 이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으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이라는 점도 주목받는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증권 등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다가 2010년 CJ그룹에 합류했다. 애널리스트 시절 CJ그룹의 핵심사업인 엔터테인먼트와 식품분야를 담당해 CJ그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J그룹에 비판적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썼다가 이 회장의 눈에 띄었다고 한다. CJ그룹 내부에서 “우리보다 우리 회사를 더 잘 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CJ그룹에 입사한 뒤 기획팀장, 전략1실장 등을 거쳤고 CJ대한통운과 CJ올리브네트웍스, CJ프레시웨이, CJCGV 등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 전체 매출에서 올리브영이 차지하는 비중은 70%가량에 이른다.
그러나 헬스앤뷰티(H&B)숍시장에서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CJ올리브네트웍스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올리브영의 헬스앤뷰티숍시장 점유율은 65% 안팎으로 추산된다. 뒤를 이어 GS리테일의 랄라블라와 롯데쇼핑의 롭스가 10% 안팎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올리브영이 견고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GS리테일과 롯데쇼핑의 추격이 매섭다.
GS리테일은 랄라블라 매장을 300개까지 늘리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롯데쇼핑은 올해 롭스 매장을 50개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이 대표가 애널리스트 출신인 만큼 상장을 앞둔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인사라는 해석도 있다.
CJ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J올리브네트웍스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데 아직 시기 등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그룹 지주회사인 CJ가 지분 55.01%를 보유하고 있고 CJ그룹 오너일가도 지분 44.07%를 들고 있다. 이선호 CJ부장이 17.97%, 이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상무가 6.91%, 이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씨가 14.83%, 조카 이소혜씨와 이호준씨가 각각 2.18% 등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들고 있는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을 상장과 동시에 매각하는 ‘구주매출’ 방식을 선택한다면 보유 지분율을 일감몰아주기 규제 기준의 이하로 낮출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