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법원에서 보석 허가를 받아낼 수 있을까?
롯데그룹은 불안요소로 지목되던 경영권 분쟁이 지난해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대외적으로 강조해왔다.
▲ 신동빈(왼쪽)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
그러나 신 회장은 보석 허가를 받아내기 위해 법정에서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을 코앞에 두고 경영권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논리를 폈다.
신 회장의 해임 안건을 다루는 이번 주총에서 신 회장이 일본 주주들에게서 신뢰를 얻지 못할 가능성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22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29일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가 일본에서 열린다.
신동빈 회장은 최근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보석 신청과 관련해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 꼭 참석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직접 말로 해명할 기회를 얻고 싶다고도 했다.
신 회장의 변호인 역시 이번 주총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장담할 수 없다며 한국 롯데그룹 역시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그동안 롯데그룹은 물론 재계 안팎에서도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끝났다고 봤다.
실제 3년에 걸쳐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는 동안 일본 롯데는 신 회장을 향한 지지를 단 한 번도 거두지 않았다.
신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으며 여러 차례 포토라인에 서고 경영비리와 뇌물공여 혐의로 두 번이나 기소됐지만 신 회장은 주총에서 승리를 이어갔다.
가장 최근 열린 롯데홀딩스 주총은 지난해 7월이다.
이미 신 회장이 뇌물공여 혐의와 경영비리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시기였지만 당시에도 이전에 열린 세 번의 주총과 마찬가지로 신 회장이 승리했다. 신 회장의 해임 안건과 신 전 부회장의 선임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4번의 주총을 거치는 동안 신 회장은 4번 승리했고 그만큼 경영권도 견고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3년에 걸친 경영권 다툼에서 사실상 단 한 차례도 승기를 잡은 적이 없다.
신 회장은 2월 법정구속된 뒤에도 스스로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내려왔으나 이사직은 유지했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신 회장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 기다려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럼에도 신 회장은 보석을 호소하면서 경영권 박탈 가능성을 들었다. 이를 놓고 보석을 위해 그동안의 태도를 180도 바꾼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이번 보석 신청으로 일본 롯데 경영권이 불안하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 아니냐”며 “자칫 신 회장의 부재가 길어지거나 최종 유죄 판결을 받으면 한국과 일본 롯데가 쪼개질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물론 이번 주총이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다음 열린 주총 가운데 신 회장 없이 열리는 첫 주총이라는 점은 변수다.
신 회장은 2016년 3월에 주총을 앞두고 2주 동안 일본에 머물며 일본 주주들을 만나 설득했다. 지난해 역시 재판으로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쪼개 일본을 여러 차례 찾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