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욱 동국제강 대표이사 부회장이 다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며 회사를 흔들림없이 유지하는 데 힘쓰고 있다.
외부적으로 미국 등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에 대응해야 하고 내부적으로
장세주 회장의 출소를 대비해 회사 분위기를 안정적으로 다잡아야 한다.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이 4월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다.
장 부회장이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한 것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산 철강제품에 관세 25%를 물릴지 4월 말까지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당초 미국 정부는 이 정책을 23일부터 시행하려고 했지만 한국정부 대응에 따라 관세 부과 조치가 한 달 정도 유예됐다.
동국제강은 전체 매출에서 미국 수출 비중이 4%에 그쳐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 기조가 중국, 유럽까지 영향을 미쳐 사업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상황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장 부회장은 1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우선 4월 선적되는 철강재를 미국에 수출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되 고객사와 협의해 관세부담을 나눠서 짊어지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장 부회장은 올해
장세주 회장의 출소도 대비해야 한다.
장세주 회장이 올해 11월 출소하는 만큼 장 부회장이
장세주 회장을 경영복귀와 관련해 지원하면서 회사 내부적으로 분위기를 다잡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장 부회장은 당초
장세주 회장이 2015년 횡령과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교도소에서 복역하자 그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동국제강 대표이사에 올랐다.
장세주 회장이 출소하더라도 장 부회장이 당분간 동국제강을 이끌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에 따라 5억 원 이상의 횡령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범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에 취업을 하지 못하게 되어 있고 취업을 하려면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법은 그동안 재벌총수들에게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문재인 정부가 기업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장세주 회장이 곧바로 등기임원 등에 이름을 올려 경영일선에 복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
장세주 회장이 출소한 뒤 경영에 복귀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장 부회장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여전히
장세주 회장을 종종 면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부회장은 2016년 동국제강이 5년 만에 순이익에서 흑자 전환한 뒤 11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을 뿐 아니라 사옥 페럼타워 매각, 후판2공장 폐쇄 등 굵직굵직한 구조조정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 부회장이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는 데다
장세주 회장의 경영복귀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어 동국제강에서 장 부회장과
장세주 회장의 형제경영제체가 자리잡을 가능성도 떠오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