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얼마나 많은 문제를 안고 있기에 호반건설이 인수를 포기했을까?
대우건설이 그동안 해외사업에서 수차례 대규모 손실을 털어냈지만 앞으로 발생할 일을 예측하기 여전히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8일 증권가에서 내놓은 대우건설 리포트를 종합해 분석하면 증권가는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에 많은 의구심을 품고 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우건설이 지난해 4분기 반영한 손실이 일회성 요인일 가능성이 높지만 매년 4분기마다 비용 발생이 반복되면서 실적 안정성을 놓고 신뢰가 낮아지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3분기부터 불거졌던 해외부문 추가원가 규모가 4분기에 더 확대되면서 대우건설 실적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2016년으로 끝날 줄 알았던 해외원가 이슈가 결국 2018년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대우건설은 최근 1년 동안 모두 4차례 분기별 결산실적을 내놓으면서 해외사업에서 반영한 영업손실 규모는 총 1조1500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초 대규모 손실을 한번에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빅배스를 단행할 때만 해도 앞으로 이익 창출력은 굳건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시장의 기대를 스스로 저버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대우건설이 7일 지난해 실적을 결산하면서 “추가 해외손실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의견이 시장의 중론이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4분기에 3천억 원을 털어낸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과 같이 시운전 과정에서 자재부실 등을 확인해 추가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올해도 대우건설이 해외사업에서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대우건설이 올해 매출 10조5천억 원, 영업이익 6522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10.7%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49.1% 늘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부문별로 살펴보면 국내사업에서 영업이익 7150억 원을 거둘 것이라 예측한 반면 해외사업에서는 오히려 영업손실 652억 원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건설이 성장을 뒷받침할 일감을 해외에서 제대로 따낼 수 있을지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다른 대형건설사들과 비교해 해외 수주경쟁에서 약한 편”이라며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파악했다.
8일 대우건설 관련 리포트를 낸 10개 증권사 모두 대우건설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대폭 낮췄다.
하나금융투자는 목표주가를 기존 1만1천 원에서 27.3% 내린 8천 원으로 제시했다. SK증권과 신영증권, BNK투자증권 등도 대우건설 목표주가를 20%가량 하향조정했다.
8일 대우건설 주가는 전일보다 8.8%(500원) 내린 5180원에 장을 마감하며 최근 1년내 최저치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