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보유한 미청구공사 금액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1조5597억 원이다. 2016년 말과 비교해 미청구공사액이 20% 가까이 늘었다.
미청구공사액은 발주처에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미수채권을 가리킨다. 발주처가 건설사의 공정률을 인정하지 않을 때 주로 발생하는데 보통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손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아 대금회수에 실패할 경우 장부에서 곧바로 손실로 전환된다.
대형건설사들은 해외 부실사업장 공사가 마무리될 때 미청구공사액 일부를 대거 손실로 반영하는 경향을 보였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3분기보고서를 보면 해외 사업장의 공정진행률이 대부분 80~90%대를 보이고 있는데 이 사업들이 완공되는 시점에 일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수주 증가에 따른 투자비 증가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해외수주가 늘어날수록 사업장 관리 등에 필요한 인력과 비용이 필연적으로 늘어나게 되는데 삼성엔지니어링은 2012년부터 직원들을 꾸준히 줄였기 때문에 수주사업을 관리하는 데 애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감 확보 측면에서만 보면 해외수주 증가를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지만 대형건설사들이 과거 해외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덩치를 키우면서 휘청였던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이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엔지니어링 투자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13개 증권사 가운데 주식을 사라는 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는 6곳, 중립 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는 7곳이다.
최성안 사장은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엔지니어링에 입사해 에너지사업팀 프로젝트매니저(PM)와 정유사업본부 PM, 조달부문장, 조달본부장, 화공사업본부장, 플랜트사업1본부장 등을 두루 거친 대표적 플랜트 전문가다.
화공플랜트 전 사업부문의 요직을 모두 거친 셈인데 이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해외 일감을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건설업계는 바라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