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산업은행은 26일 호반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여부를 발표한다.
자유한국당이 이를 놓고 특혜라는 목소리를 낸다. 산업은행이 전량 매각에서 분할 매각으로 방식을 바꾸는 등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시장에서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 든다는 평이 나온다”며 “지금이 매각 적기인지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음에도 국내 굴지의 대우건설을 서둘러 시장에 내놓고 졸속으로 헐값에 팔아넘기려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번 정부가 들어서고 보름도 되지 않은 지난해 5월23일 헐값매각에 따른 관련자들의 법적 책임을 면하는 정관 개정이 이뤄졌다고 들었다. 또 호반건설이 분할매수를 역제안하는 과정도 석연치 않다고 봤다.
김 원내대표는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이 정권과 호반건설의 커넥션 의혹을 더욱 짙게 하고 있다”며 “3조 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된 대우건설을 특정인에게 헐값으로 넘기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산업은행은 석연찮은 의혹과 논란을 자초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도 이달 초 “대우건설을 졸속 매각할 경우 기업 자체가 공중분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문재인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산업은행이 헐값매각을 염두에 둔 듯 정관개정에 나선 것이 석연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의 이런 의혹 제기는 2006년 자산관리공사가 대우건설을 금호타이어에 매각할 때를 떠오르게 한다. 당시에도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했다.
최경환 의원은 당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금융브로커 김재록씨가 대우건설 매각에 관여했다고 주장했으며 안택수 의원은 대우건설 매각이 비전문가에 의해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대우건설 매각이 마무리된 이후인 2007년 국정감사 때도 차명진 의원은 “금호아시아나가 2002년 대선에서 막대한 정치자금을 지원해 대우건설을 인수할 수 있었다”며 “금호가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과정에 정치적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여당일 때 대우건설과 가까운 관계를 맺어나갔다. 2010년 대우건설이 이명박 전 대통령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리비아 특사외교를 지원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국정원 직원의 스파이 활동으로 한국과 리비아 시아에 외교갈등이 빚어지자 이 의원이 특사로 리비아에 한 차례 갔으나 카다피 원수를 만나지 못했다. 그러자 대우건설의 리비아 호텔 준공식 참석을 내세워 다시 리비아를 방문했고 대우건설 관계자와 친분이 있는 리비아군 고위사령관의 도움으로 카다피 원수를 만나는 데 성공했다.
대우건설의 고위직 상당수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낙하산으로 채워지기도 했다. 2014년 대우건설이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사칭한 사기꾼에게 취업사기를 당하면서 이런 사실이 드러났다.
2014년 국감에서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09년부터 5년 동안 대우건설에 등재된 임원, 사외이사, 고문 57명 가운데 정치권 출신이 17명으로 가장 많았다고 폭로했다.
강 의원은 “대우건설의 사외이사와 고문단을 정권 낙하산이 장악한 결과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이 총무비서관을 사칭한 전화 한 통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에도 연루됐다. 2016년 취임한 박창민 전 사장의 선임과정에 최순실씨와 친박 실세 의원, 청와대 등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정농단을 수사한 박영수 특검이 관련 주장을 뒷받침 할 문자메시지를 확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 전 사장은 지난해 8월 자진사퇴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