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왼쪽)이 2017년 7월4일 인도 제약사 선파마와 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삼성바이오로직스> |
김태한 바이오로직스 사장이 의약품 수탁개발(CDO)사업에 진출한다. 의약품 수탁개발은 실험실에서 배양된 제약사의 바이오 신약이 대량생산될 수 있도록 생산공정을 개발해주는 것을 말한다.
불과 5년 만에 회사를 의약품 위탁생산(CMO)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뒤 수탁개발분야에서도 속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르면 올해 바이오의약품 수탁개발사업에 진출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수탁개발사업을 추진해왔고 현재 수주 작업을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수탁개발사업까지 진출하면 수탁개발과 위탁생산을 함께 할 수 있어 수주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론자를 비롯한 글로벌 선두권 위탁생산회사들이 이미 수탁개발도 함께 하고 있는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따라잡기에 나서는 것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생산 고객사는 대량생산 공정까지 스스로 개발할 수 있는 대형 제약회사들이 대부분인데 수탁개발사업에 진출한다면 신약을 개발했지만 대량생산하기 힘든 중소형 제약사들도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수탁개발과 위탁생산의 시너지 효과로 글로벌 제약사들을 따라잡겠다는 전략은 김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비록 위탁생산과 수탁개발의 투자방식이 다르지만 수탁개발에서도 위탁생산처럼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중소형 제약사들의 신약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해 ‘국가 신약 파이프라인 발굴 및 확보사업’을 소개하고 향후 10년 동안 5천억 원을 투자해 2026년까지 신약후보물질을 100개 더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바이오벤처 1250개를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수탁개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 수탁개발사업을 언제 처음 수주할지 확정적으로 이야기 할 수는 없다”며 “지속적으로 고객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의 수탁개발사업 진출을 향한 의지는 확고하다. 그는 “오히려 수탁개발이 위탁생산보다 선례도 많고 인재 확보와 시장진입이 더 수월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열린 ‘2017 바이오인터내셔널 컨벤션’에서 “이미 여러 기업과 수탁개발 수주를 논의하고 있으며 개발에 필요한 인력도 확보한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사장이 그동안 글로벌 바이오시장에서 ‘속도전’을 펼쳐온 만큼 수탁개발사업 진출에서도 시간을 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평소 “바이오산업과 반도체산업이 닮았다”며 “삼성이 바이오에서 제 2의 ‘반도체신화’를 쓸 수 있다”고 말한다. 경쟁에서 한 번 밀리면 도태되는 반도체처럼 바이오시장도 선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1957년 태어나 경북대 고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텍사스주립대에서 화학공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 소재기업 제일합섬에 입사하며 삼성그룹과 인연을 맺었고 삼성그룹 비서실, 삼성종합화학 부장, 상무이사를 거쳐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에 발탁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