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코스닥 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안게 됐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 이사장은 최종후보로 단독 추천됐을 때부터 코스닥 상장기업들의 이탈을 막아야 한다고 여러차례 강조해 왔다.
그는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코스닥 환경을 투자자 중심으로 바꿀 계획을 내놓았다. 금융관료 경험을 토대로 코스닥 상장기업과 투자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이 코스닥에서 코스피(유가증권시장)로 잇달아 옮겨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코스닥지수가 최근 오르고 있지만 셀트리온이 빠지면 상승폭이 크게 좁혀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셀트리온은 2018년 초에 코스피로 상장을 이전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추석연휴 이후 5.69%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상승률 4.27%를 제쳤다. 그러나 셀트리온을 빼면 코스닥지수 상승률이 2.2%로 떨어졌다.
셀트리온 이전에 카카오, 네이버, LG유플러스,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기업들도 코스닥에 상장했다가 코스피로 옮겨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가 최근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관련 제도를 개편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을 세웠다”며 “정 이사장도 금융위의 정책방향에 발맞춰 코스닥 활성화에 힘을 더욱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거래소에서 일본JPX닛케이지수400을 참고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기업을 섞은 새 지수를 개발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JPX닛케이지수400은 도쿄거래소 1부시장은 물론 2부격인 ‘마더스’와 ‘자스닥’ 상장기업을 포함한 우량기업 400곳으로 구성됐다.
정 이사장은 코스닥의 공매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공매도는 상장기업 주식을 증권사 등에서 빌려 매각한 뒤 그 종목의 주가가 떨어지면 되사서 차익을 내는 것을 말한다.
공매도는 코스닥의 대형 상장기업들이 코스피로 이전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코스닥에서 공매도를 하는 비중이 높아 주가가 널뛰는 일도 잦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6년 6월~2017년 8월 동안 코스닥에서 일어난 공매도 63만6100건 가운데 외국인투자자의 비중이 83%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 있었던 공매도 건수의 외국인투자자 비중 58%보다 훨씬 높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최근 공매도 과열종목의 지정요건을 확대했지만 셀트리온 대상의 공매도 건수가 크게 줄지 않은 사례도 있다”며 “정 이사장이 코스닥 투자자와 상장기업을 위한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