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해 아이폰X의 흥행에 실패할 경우 일본 소니가 겪었던 것과 같은 급격한 몰락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는 미국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현재 애플이 아이폰에 적용하는 사업방식이 과거 소니의 전략과 유사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 CNBC는 29일 “증권사들이 일제히 애플 주가의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며 “아이폰8과 아이폰X의 흥행기대가 현실적 상황을 반영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증권사 도이치뱅크는 CNBC를 통해 현재 시장에서 나오는 새 아이폰의 판매량 전망치가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애플의 목표주가를 140달러로 내놓았다. 현재 주가보다 9% 정도 낮은 수준이다.
아이폰8 시리즈의 초반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고 아이폰X의 양산에 계속 차질이 빚어지는 것으로 알려지며 애플의 올해 신제품 판매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애플 주가는 9월 들어서만 7% 가까이 하락했고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60조 원 넘게 증발했다.
포브스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애플 주가의 하락이 앞으로 계속 이어질 장기부진 국면의 신호탄일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애플의 새 아이폰을 놓고 나오는 소비자와 증권사, 언론의 반응이 모두 이전보다 훨씬 부정적인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포브스는 “애플은 과거 일본 소니가 겪었던 것과 비슷한 길을 걸을 수도 있다”며 “아이폰 사용자들이 이전의 소니 제품 구매자들처럼 점차 더 기능이 강화하고 가격이 낮은 대체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파악했다.
소니가 과거 휴대폰과 PC 등 전자사업에서 선두기업으로 평가받다 단기간에 큰 실패를 겪은 이유로 고정 사용자층을 믿어 제품 개선에 게을렀던 반면 고가전략은 계속 유지한 점이 꼽힌다.
포브스는 애플 역시 경쟁사인 삼성전자보다 스마트폰 기술발전속도가 늦은데도 아이폰X의 가격을 1천 달러까지 높여 내놓은 데 역풍을 맞아 기존 수요층을 대거 놓칠 수 있다고 봤다.
소니가 충성도 높은 사용자들을 이용해 큰 이득을 챙기던 실수를 애플이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의 아이폰과 애플워치, 맥북 등 주력제품이 고가에도 꾸준한 인기를 끄는 것은 애플의 브랜드에 소비자들의 애착이 커 다른 제조사의 제품을 잘 구매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애플의 고정 수요층이 특정한 계기로 브랜드에 신뢰를 잃어 다른 업체의 제품을 구매하며 빠져나갈 경우 되돌아오기 쉽지 않고 타격이 여러 제품군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높다.
▲ 애플의 고가 스마트폰 '아이폰X'와 애플워치, 무선이어폰 '에어팟'. |
포브스는 애플이 특히 삼성전자 등 경쟁사와 스마트폰에서 맞대결을 벌이기 매우 불리한 시기에 아이폰X의 고가전략을 고집한 것이 큰 패착으로 남을 수도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아이폰X의 양산지연으로 소비자들이 다른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이유로 꼽힌다.
애플이 이런 부정적 관측을 딛고 아이폰X의 흥행에 성공한다면 아직 고정 소비자층의 기반이 굳건하다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폰X의 판매가 부진할 경우 애플은 이를 경고로 받아들여 사업전략을 대폭 변경하거나 콘텐츠와 자동차부품 등 신사업에 역량을 더 집중하는 등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포브스는 애플의 '자만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회사가 나아갈 방향성을 새로 정비하거나 CEO를 교체하는 등의 대대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