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롯데마트의 중국 철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1일 이마트 주가는 전날보다 0.41%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의 중국사업을 완전히 접는다고 밝힌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
|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이마트의 중국사업 철수는 사실상 예견된 수순이었다.
이마트는 1997년 중국에 진출해 점포 수가 한때 27곳에 이르렀지만 적자가 누적되면서 그동안 지속적으로 폐점을 진행해 왔다. 현재 남은 점포는 단 6곳뿐이다.
점포를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마트의 중국사업은 지난해 1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43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내는 등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롯데마트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다. 롯데마트는 99곳의 중국 점포 가운데 영업정지 74곳, 자율휴무 13곳 등 모두 87곳의 점포가 문을 닫은 상황에 처해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사드보복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유통업계 전반에서 나왔지만 롯데마트의 영업정지는 정권교체 뒤에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롯데마트 점포의 영업정지기간이 연장됐다.
손실규모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규모로 단순 계산했을 때 3월부터 5월까지 롯데마트에서만 3천억 원의 매출손실이 났을 것으로 롯데그룹은 추산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안 그래도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던 상황에서 사드보복으로 영업이 불가능해지자 롯데마트의 철수설이 여러 차례 불거졌다.
최근 롯데마트가 중국 점포 20~30곳을 매각하기 위해 현지기업들과 협상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철수설이 다시 떠올랐다. 롯데마트가 사드보복 이전에도 중국에서 고전했다는 점을 볼 때 사드 후폭풍이 지나간다 해도 사실상 큰 반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도 철수설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롯데마트는 중국사업은 매년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꾸준히 추진해왔다며 철수설을 부인했다.
사실상 롯데마트가 이마트처럼 중국에서 사업을 완전히 정리하는 건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점포 수가 이마트보다 훨씬 많은 데다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롯데쇼핑뿐만 아니라 롯데그룹의 여러 계열사가 중국에 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1994년 중국에 처음 진출해 지금까지 10조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롯데쇼핑뿐 아니라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롯데시네마, 롯데자산개발 등 다양한 계열사가 중국에서 폭넓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선양 롯데타운이나 롯데월드 청두 등 수조 원이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도 여럿 있다.
신동빈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과 인터뷰에서 “중국을 사랑한다”며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하고 싶다”고 강조한 바 있다.
황각규 사장도 최근 롯데그룹의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우리가 판단하기에 중국사업은 아직 투자단계로 계속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