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6 비즈니스포스트 금융포럼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
2024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2025년 베트남 하노이에 이어 해외에서 세 번째로 여는 금융포럼이다.
비즈니스포스트가 계속 해외에서 포럼을 여는 이유는 명확하다. 금융산업 성장의 해법을 더 이상 국내에서만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국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매월 사상 최고 기록을 쓰고 연간 경제성장률이 3%를 바라본다지만 그 안에서 금융산업의 존재감은 미약하다.
실물경제가 성장한다고 금융산업이 저절로 성장하는 것도 아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 대비 1.0% 증가하는 동안 금융 및 보험업 부문은 오히려 4.3% 감소했다.
국내 금융산업은 가계대출 포화, 고령화 가속화 등에 따라 해외시장 개척 없이 내수만으로는 다른 산업과 같은 획기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그래서 비즈니스포스트는 매년 해외에서 금융포럼을 연다.
언론의 주요한 역할 중 하나는 공론장을 통한 의제설정이다. 해외 포럼을 통해 국내 금융산업의 해외 진출이 중요하다는 의제를 지속해서 시장에 던지는 것이다.
올해는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일본, 홍콩과 함께 아시아를 대표하는 금융 선진국이다. 200년 전 작은 섬마을에서 인도와 중국을 잇는 물류 중심지로 각광을 받을 때도, 60여 년 전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한 뒤 현재의 선진국으로 도약할 때도 금융산업은 싱가포르 발전의 중심에 있었다.
싱가포르의 금융산업은 단순한 중계무역의 수단에 그치지 않고 싱가포르개발은행(DBS), 테마섹 등을 통해 적극적 글로벌 투자를 단행했고 이 같은 흐름은 여전히 남아 싱가포르를 아시아의 스타트업 중심지로 키워내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에 묶인 대규모 자금을 첨단산업 등 생산적 분야로 끌어내기 위해 생산적 금융을 핵심 금융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기존 기업 지원뿐 아니라 신기술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을 키우는 일도 중요하다.
민·관·학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스타트업 육성 선진 생태계를 구축한 싱가포르에는 분명 배울 점이 있다.
이번 행사에는 한성숙 국무총리를 비롯해 여야의 다수 의원이 포럼 취지와 의미에 공감해 영상 축사를 전한다.
그 가운데 한성숙 총리의 축사는 더욱 뜻깊다.
한성숙 총리는 과거 벤처기업의 대명사였던 네이버 대표이사 출신으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거쳐 국무총리에 올랐다. 그만큼 스타트업 생태계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 ▲ 한성숙 국무총리(왼쪽)가 2026년 3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시절 싱가포르에서 리 추안 텍 싱가포르기업청 회장과 만나 스타트업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
싱가포르에서 꼭 하나 더 배우고 싶은 게 있다면 '투명성'이다.
싱가포르는 투명성이 높은 나라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매년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싱가포르는 2024년 세계 3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 중에서 가장 높다.
비즈니스포스트가 2024년과 2025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금융포럼을 진행할 때는 국의 고위 금융당국자를 연사로 모셨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일하는 국내 금융사 주재원들은 현지 금융당국자와 만남의 기회를 중요하게 여겼다.
하지만 이번 싱가포르 포럼에는 금융당국자를 모시지 않았다. 싱가포르 포럼을 준비하며 만났던 현지 주재원들이 금융당국과 만남에 큰 흥미를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사업하는 데 금융당국과 ‘관계’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곳은 관계로 사업이 풀리는 나라가 아니다. 싱가포르 금융당국은 명확한 규제를 정하고, 우리는 그 안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뿐이다.”
이 같은 금융당국의 투명성은 자연스레 시장의 신뢰를 높였고 금융산업 발전의 기반이 됐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투명한 당국 정책이 시장의 자율적 경쟁을 촉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예전보다 나아졌다지만 한국 금융산업은 여전히 금리 결정, 상품 출시 등 주요 정책을 넘어 인사와 지배구조까지 관치에서 벗어났다고 말하기 쉽지 않다.
물론 금융은 일정 부분 공공재적 성격을 지니기에 관치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해서 과함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도 언젠가는 국내 금융회사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회사들도 당국 눈치 안 보고 경쟁력만으로 사업할 수 있다는 소리를 듣는 날을 꿈꾼다. 그런 날을 그리며 싱가포르 포럼을 준비한다. 이한재 금융증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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