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를 앞세워 자금조달 기반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온 만큼 시장 변동성과 조달금리 경쟁 속에서 운용마진을 지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의 자금운용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투자증권> |
5일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 한국금융지주는 2026년 3분기 연결기준 순이익 2818억 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보다 58.2%, 직전분기인 올해 2분기보다 71.8% 줄면서 증권가 전망치(컨센서스)도 44%가량 밑돌았다.
3분기 실적 둔화에는 금융자산 운용손익 악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금융지주의 금융자산 평가 및 처분손익은 2분기 7743억 원 이익에서 3분기 133억 원 손실로 돌아섰다.
핵심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부진한 실적이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전체 실적 악화를 이끌었다.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별도기준 순이익은 304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9%, 직전 분기보다 44.7% 감소했다.
기업금융(IB) 부문은 성장했지만 다른 부문의 수익 감소를 만회하기에는 부족했다. 3분기 IB 수익은 2164억 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2.0% 늘었고 IB 수수료 수익은 1929억 원으로 34.4% 증가했다.
하지만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 따라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2분기 4524억 원에서 3분기 2872억 원으로 36.5% 줄었고 같은 기간 금융상품 판매수수료도 2513억 원에서 1001억 원으로 60.2% 감소했다. 자산관리 수수료는 1660억 원에서 304억 원으로 81.7% 급감했다.
운용부문 수익 감소도 두드러졌다.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운용 부문 순영업수익은 1583억 원으로 직전 분기 3273억 원보다 51.6% 감소했다.
특히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주요 사업부문 가운데 운용부문만 수익이 줄었다. 같은 기간 브로커리지 수익은 62.6%, 자산관리 수익은 34.9%, 기업금융(IB) 수익은 10.8%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실적발표 자료에서 “발행어음 순이자마진 축소와 채권운용 부진,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화자산 평가손실 등으로 운용부문 수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운용환경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다. 고금리와 그에 따른 증시 약세, 원화 강세 등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업계에서 발행어음과 IMA 사업을 가장 공격적으로 확대해온 만큼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면서 안정적 운용수익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 ▲ 김 대표는 2024년 취임 이후 초대형 IB 경쟁력 강화와 자금조달 기반 확대에 주력해왔다. |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IMA 상품을 출시한 뒤 후속 상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 자금을 모아 기업금융 관련 자산 등에 투자하고 운용 실적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는 상품이다.
올해 9월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고는 24조4700억 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8.9% 증가했고 IMA 설정액은 3조3400억 원에 이른다. 두 상품을 합친 조달 규모는 27조8100억 원으로 업계 최대다.
특히 신규 발행어음 사업자들이 고객 확보를 위해 고금리 상품을 내놓으면서 기존 증권사들도 금리를 높이고 있어 운용마진 방어가 중요해지고 있다. 올해 9월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이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으면서 사업자는 기존 7곳에서 9곳으로 늘었다.
내년부터 강화되는 모험자본 공급 의무도 운용 부담을 더한다.
금융당국은 발행어음·IMA 사업자의 모험자본 공급 의무비율을 올해 10%에서 2027년 20%, 2028년 25%로 단계적으로 높이기로 했다.
모험자본은 중소·벤처기업과 중견기업 등에 공급하는 자금으로 기업대출과 주식투자, 신용등급 A등급 이하 회사채 투자, 벤처캐피털(VC) 출자 등이 포함된다.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은 자산에 공급을 늘려야 하는 만큼 투자자산 선별과 위험관리 역량이 요구된다.
김 사장으로서는 확대된 조달 기반을 안정적 수익으로 연결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가 된 셈이다. 이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 사장의 경영성과를 평가할 때도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2024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두 차례 연임해 세 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한국투자증권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만큼 무난한 연임을 예상하고 있다.
김 사장은 취임 뒤 매년 한국투자증권의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새로 썼다. 올해 실적도 3분기는 부진했지만 누적으로 보면 순이익 2조128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1% 늘면서 또다시 연간 최대 실적 기록 경신을 예고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임 CEO들이 장수한 전례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정일문 전 대표가 5년, 유상호 전 대표가 12년 동안 회사를 이끌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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