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영 HD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은 10월 말 준공되는 군산 신공장을 기반으로 엔진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급증하는 데이터센터용 발전 엔진 수요를 공략해 신성장 사업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 문재영 HD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이 엔진사업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HD건설기계> |
16일 HD건설기계에 따르면 군산 엔진 신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연간 최대 1250대의 엔진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된다.
HD건설기계는 군산 사업장에 모두 1168억 원을 투자해 방산·대형 발전용 엔진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엔진 생산 비중을 늘리고 사업 전반의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HD건설기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10월 말 군산 신공장의 준공식이 예정돼 있다”며 “발전용 엔진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본격적 양산은 내년부터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영 사장은 주요 고객사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는 엔진사업의 특성을 활용해 건설기계 업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낮추고 안정적 수익 기반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글로벌 고금리 기조와 중동 분쟁 장기화가 건설기계 업황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 금리가 높아지면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 주택 착공과 건설 투자가 위축되고 이는 건설기계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HD건설기계의 3분기 건설장비 수출액은 6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9%, 직전 분기보다는 11.0% 감소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금리 상승 압력도 여전히 남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 사이에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리면 주요 국가 중앙은행에서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엔진 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 722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늘어나는 등 성장성이 돋보인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 등으로 글로벌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발전용 엔진사업의 성장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 전력 소비량은 2만8200TWh(테라와트시)에서 3만3600TWh로 연평균 1100TWh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 소비 증가를 이끄는 분야로는 AI 데이터센터가 꼽힌다. IEA는 전체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지난해 485TWh에서 2030년 950TWh로 약 두 배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 ▲ HD건설기계는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엔진 수요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은 문재영 HD건설기계 사장(가운데)이 군산 캠퍼스에서 DX77 발전용 디젤 엔진 시동식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 HD건설기계 > |
이에 HD건설기계도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엔진 수요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HD건설기계는 2027년부터 2028년까지 2년에 걸쳐 북미 지역 데이터센터에 3900억 원 규모의 엔진을 공급하는 계약을 최근 따냈다. 이뿐 아니라 지난 15일 군산 사업장에서 3MW(메가와트) 발전기 엔진 시동식을 여는 등 발전용 엔진 제품군도 넓히고 있다.
문 사장은 시동식에서 “글로벌 발전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문 사장의 행보는 지난해 10월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이 취임한 뒤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에너지사업 경쟁력 강화 전략과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월 HD현대 주력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은 자체 개발한 ‘힘쎈엔진(HiMSEN)’의 생산기지와 SMR 주기기 제작 전용 공장을 건설하는 데 모두 1조722억 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이 가운데 8336억 원은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3GW(기가와트) 용량 규모의 육상 발전용 엔진 생산설비를 짓는 데 투입된다.
힘쎈엔진은 선박 발전용과 육상 발전용으로 나뉜다. 이번 신규 공장 건립이 육상 발전용에 집중됐다는 점은 AI 데이터센터 전력설비로 쓰이는 제품 수요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증설이 완료되면 HD현대중공업의 육상 발전엔진 생산능력은 연간 4GW 규모로 늘어난다.
HD건설기계 관계자는 “HD건설기계가 HD현대중공업과 함께 엔진 부문에서 호실적을 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데이터센터와 분산전원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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