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원화 가치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와 비교해 방어 능력을 갖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이 외국인 투자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9월1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
반도체를 비롯한 인공지능(AI) 관련 산업의 성장으로 한국과 대만 증시에 투자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달러 대비 환율이 상승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18일 “인공지능과 반도체 시장 성장이 한국 원화와 대만달러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다른 국가와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통화 가치가 최근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인 배경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꼽힌다. 수입 비용이 늘어나면 통화 유출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니시하마 토루 수석연구원은 닛케이아시아에 “반도체 관련 수출이 유가 상승의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지가 승자와 패자를 가르고 있다”고 말했다.
7월 말 이후 한국 원화 가치가 4% 넘게 상승한 반면 인도나 필리핀의 통화 가치는 꾸준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이런 시각의 근거로 제시됐다.
조사기관 경제복잡성관측소(OEC)도 세계 주요 반도체 수출국의 통화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한국과 대만 등 주요 반도체 수출국에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통화 가치 방어를 뒷받침하는 동력으로 지목됐다.
한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9% 늘었다. 대만에 대한 FDI는 같은 기간 21% 증가했으며 7월 이후에는 이런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졌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노무라증권의 하루이 신야 수석 외환분석가는 이와 관련해 닛케이아시아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추가 성장에 기대감을 반영해 계속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달러화 대비 통화 가치가 부진한 국가들은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받기 어려웠고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발생한 무역수지 적자 압력도 상쇄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으로 분석된다.
닛케이아시아는 기준금리가 높은 국가의 통화 가치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일반적 통념도 현재는 온전히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의 기준금리는 5.25%, 필리핀은 5%로 한국의 3%, 대만의 2%와 비교해 훨씬 높지만 인도 루피화 및 필리핀 페소의 달러 대비 가치는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 ▲ 미국 달러화 묶음 사진. <연합뉴스> |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후에도 연달아 금리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일반적으로 아시아를 비롯한 다른 지역의 통화 약세로 이어진다.
하지만 일본 자산운용사 애셋매니지먼트원의 스카다 유키나리 펀드매니저는 인공지능 호황과 연관된 한국와 대만 같은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에 여전히 충분한 수요가 남아있어 달러화 강세에도 강한 회복력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원화를 비롯한 주요 아시아 국가의 통화 가치 및 달러화 대비 환율에 미국의 기준금리보다 인공지능 산업 성장이 당분간 더 큰 변수로 남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제통화연구소의 하시모토 마사시 수석연구원도 닛케이아시아에 “아시아 지역 각국의 통화가 인공지능 호황기에 수혜를 보는지 여부는 당분간 강세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자리잡을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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