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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트렌드를 읽어야 하는 이유, 신간 '소비의 주역은 60대'가 던지는 질문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6-08-27 15:5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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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는 사회다.

2024년 12월. 한국은 본격적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사회에 진입한 지 7년4개월 만이다. 먼저 같은 길을 걸어간 일본이 11년 걸린 것보다 속도가 훨씬 빨랐다.
 
시니어 트렌드를 읽어야 하는 이유, 신간 '소비의 주역은 60대'가 던지는 질문
▲ 신간 '소비의 주역은 60대'. <세이코리아>

시니어층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 60대는 798만 명, 곧 60대가 될 50대는 860만 명이다.

기업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시니어 소비자를 이해하지 못하면 시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다가올 거대한 시장을 선점하는 열쇠가 될 수밖에 없다.

시니어 소비자들은 어디에 돈을 쓰는가? 어떤 말에 지갑을 여는가? 무엇을 불쾌해하는가?

일본 베스트셀러 ‘소비의 주역은 60대’는 이 질문에 데이터로 대답한다.

저자는 일본 유명 시니어 여성매체 ‘하루메쿠’의 생활방식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우메즈 유키에씨다. 그는 매년 900여 명의 시니어를 인터뷰하고 매달 독자 엽서 3천 장을 읽는다. 

이 조사로 알아낸 것을 실제 상품으로 만들어 팔고 매출로 검증한다. 이 책의 데이터를 ‘전망 리포트’가 아니라 ‘현장 기록’이라고 봐도 되는 이유다.

저자는 시니어 소비자를 공략하려면 통념을 깨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흔히 시니어 소비라고 하면 누구나 병원비, 건강기능식품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일본 60대 여성의 1년 지출’에서 상위를 차지한 것은 ‘손주에게 쓰는 돈’과 ‘덕질’이었다. 좋아하는 대상에 쓰는 돈이 의약품이나 의료용품 지출의 약 5배였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경향은 강해진다. 자기 취향에 쓰는 돈은 50대보다 60대가, 60대보다 70대 이상이 많았다.

저자는 이런 소비의 배경으로 세대의 특수성을 거론한다. 현재 60대는 풍요로운 시대를 살며 명품과 저가 상품을 두루 경험해 안목을 키운 ‘신인류 시니어’라는 점, 그리고 이들이 스스로를 노인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소비의 주역은 60대’는 수많은 시니어 소비자를 마주하게 될 한국 기업에 지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책은 60대를 다섯 장에 걸쳐 해부한다. ‘어디에 돈을 쓰는가’를 추적하는 1장으로 시작해 2장에서는 ‘어떻게 소구할 것인가’를 말한다. 3장은 ‘디지털로 진화한 신인류 시니어’에 초점을 맞춰 ‘인스타그랜마’, ‘앱테크 시니어’ 등 트렌드를 조명하며 ‘디지털 전략’을 짚는다.

4장과 5장은 ‘소비 주역으로 자리매김한 60대’를 다룬다. 덕질, 여행, e스포츠로 인생의 황금기를 즐기는 모습(4장)에 이어, 투자에 적극적이고 정년 이후에도 ‘에이지 프리 워크’로 자신을 활용하는 경제 주체로서의 60대(5장)를 조명한다.

누구보다 현명한 소비자이자, 적극적인 투자자이며, 지금도 의욕 넘치는 노동자이기도 한 60대가 왜 시장의 주역인지 마지막까지 밀도 있게 그려내는 점이 인상적이다.

기업 관점에서 이 책의 실용성은 ‘무엇을 팔 것인가’보다 ‘어떻게 부를 것인가’에 있다. 하루메쿠는 백발 관리 상품을 ‘플래티넘 그레이 컬러’로 명명해 팔았다. 보청기는 ‘넥밴드형 집음기’라는 이름으로 내놨다.

물건은 그대로지만 노화를 회피하려는 심리를 건드리자 판매가 크게 늘었다. 반대로 ‘시니어 할인’처럼 연령을 노골적으로 앞세운 접근은 역효과를 냈다는 것이 저자의 관찰이다. 상품이 아니라 언어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한계도 있다.

데이터는 일본 시장의 것이다. 일본과 한국의 가족 구조, 소비문화, 디지털 환경은 같지 않다. 한국에 그대로 적용되리라 보장하기 어렵다.

그러나 방향을 읽는 지도로서 책이 지니는 가치는 분명하다. 이 책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나라의 기업이 마주하고 있는 질문에 답을 주고 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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