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글로벌 컨테이너 터미널 확보에 4.4조 투입, 최원혁 브라질 '테콘10' 운영권 수주 정조준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6-08-26 16:5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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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최원혁 HMM 대표이사 사장이 2030년까지 해외 컨테이너 터미널 확보에 총 4조4천억 원을 투입키로 하는 등 한국 해운 노선 확장에 나선다.
해운사의 컨테이너 터미널은 수직 계열화를 통한 부가 수익 창출을 넘어 노선 네트워크 경쟁력은 물론 입항 비용을 둘러싼 해운선사 간 협상 도구로도 활용되는 등 전략적 자산 성격이 짙다.
▲ 최원혁 HMM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2030년까지 해외 컨테이너 터미널 확보에 4조4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가운데 브라질 최대 규모 항만 터미널이 될 '테콘 10' 운영권을 따낼 지 주목된다. < HMM >
지난 2016년 한진해운의 파산 과정에서 회사가 보유했던 컨테이너 터미널 다수가 헐값에 해외로 넘어갔고,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한국 컨테이너 해운 업계는 당시의 컨테이너 터미널 보유 규모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해운 선사들은 입항통제, 비용증가 등의 리스크에 노출된 상황이다.
HMM이 해외 터미널 투자에 속도를 내기로 한 가운데 브라질 최대 항만 터미널 개발 사업 '테콘 10'에서 쟁쟁한 해운선사, 항만운영사를 제치고 운영권을 따낼지 주목된다.
26일 국민의힘 조승환 의원실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글로벌 컨테이너 터미널 확보방안 토론회’에서 HMM 관계자는 회사가 2030년까지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권·지분 확보에 총 4조4천억 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HMM은 지난 7월 2030년 중장기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전체적으로 29조1천억 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해외 컨테이너 터미널 투자 규모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MM은 미주, 남미, 인도 등에 위치한 핵심 항만 내 터미널 운영권 또는 지분 투자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곧 입찰이 진행될 브라질 산토스 항만 내 ‘테콘 10(Tecon 10)’ 터미널 운영권 입찰 결과가 주목된다.
테콘 10은 브라질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 터미널 개발 프로젝트다. 산투스항 내 면적 62만㎡ 규모의 부지에 연간 350만 TEU(길이 6.1m의 표준 규격 컨테이너박스)를 처리할 수 있는 선석 4개 규모의 터미널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토메 프랑카 브라질 항만공항부 장관은 지난달 현지 언론 ‘발로르(Valor)’와 인터뷰에서 “하반기 ‘테콘 10’ 운영권 입찰 진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일정을 맞추려면 9월까지는 운영권 입찰 공고를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 HMM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가 HMM이 운영하고 있는 스페인 알헤시라스 항만 터미널에 접안하고 있다. < HMM >
이번 입찰의 최소 참여금액이 약 1억 달러로 매겨진 가운데 낙찰 기업은 2029년 터미널 개장 이후 최대 25년간 테콘 10 터미널을 운영하게 된다.
입찰에는 HMM 외에 MSC, 머스크, COSCO 등 글로벌 해운사들과 중국의 CMP, 필리핀의 ICTSI 등의 대형 항만사들의 참여가 유력해 치열한 수주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HMM 브라질 현지법인은 지난 2025년 브라질 수운청장과 회동을 통해 테콘 10 사업 참여 의사를 밝혔다.
HMM은 유럽과 아시아 내 컨테이너 터미널 거점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프랑스 선사 CMA CGM과 50대 50 지분으로 운영 중인 ‘알헤시라스 터미널’에 2000억 원을 투입해 터미널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인도에서는 자와할랄네루항만청(JNPA)과 손잡고 바드반 항만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HMM은 현재 미국 타코마·롱비치(LA), 대만 카오슝, 스페인 알헤시라스, 싱가포르, 네덜란드 로테르담, 한국 부산·광양·인천 등 항만에 위치한 터미널 10곳의 운영에 참여하고 있거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주요 해운선사들의 터미널 운영·지분보유 현황을 보면 세계 1위(선복량 기준) MSC가 63곳, 2위 머스크가 60곳, 3위 CMA CGM이 45곳, 4위 COSCO가 35곳, 5위 하팍로이드가 23곳 등으로 HMM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재 HMM의 터미널 관련 사업의 실적은 유의미한 수준까지는 아니다. HMM의 터미널 운영 등이 포함된 기타 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 411억 원, 영업손실 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4%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적자 전환했다.
그럼에도 HMM이 해외 터미널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국내 해운 산업의 역사적 배경과 맞물려 있다.
지난 2016년 한진해운 파산 이전까지 국적 선사는 세계 각지에서 12곳의 해외 터미널을 운영했으나, 파산 여파로 핵심 전략자산이 해외 자본에 대거 매각돼 2025년 말 기준 국적 선사가 영향력을 결정할 수 있는 터미널 수는 7곳으로 급감했다.
김병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전문연구원 등은 2025년 12월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글로벌 대형 선사가 핵심 거점 항만의 터미널을 수직 통합하는 전략은 해당 터미널에 대한 다른 선사들의 접근성을 제한하고,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위협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해외 거점 터미널은 단순한 투자 수익 창출을 넘어 공급망 위기에도 수출입 물류를 지원하는 경제안보적 기능을 수행하며, 특정한 얼라이언스(선사 간 공동 운항체)나 해외 선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