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반도체 고객사들에 데이터센터 투자 자금을 지원하는 구조는 리스크 대비 가치 있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는 투자기관의 평가가 나왔다. 엔비디아 GB200 GPU 기반 인공지능 서버 홍보용 이미지. <엔비디아> |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고객사를 위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전략은 잠재적 리스크를 고려해도 충분히 가치 있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고객사가 임대료 지불과 같은 계약을 이행하지 못해도 엔비디아가 떠안는 손실은 제한적이고 경쟁사보다 수요 확보에 훨씬 유리한 위치에 놓일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1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계열 투자전문지 마켓워치는 “엔비디아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투자자들이 잠재적 리스크를 감수하면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오픈AI가 임차하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 최대 1050억 달러(약 148조 원)의 금융 지원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서류를 지난 1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11일에는 블랙록과 골드만삭스, KKR 등 대형 금융기관 6곳이 참여하는 5천억 달러(약 703조 원) 상당의 인공지능 인프라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여력이 부족한 기업들에 엔비디아가 직접 자금을 대면서 관련 시장 전반의 재무 리스크를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자금 지원을 받은 기업이 대출이나 임대료를 상환하지 못한다면 엔비디아가 손실을 떠안는 구조인 만큼 주주들에 피해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하지만 마켓워치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비벡 아리아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이러한 전략이 리스크를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아리아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투자는 인공지능 산업 성장을 가속화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지금은 이러한 형태의 자금 지원을 추진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오픈AI를 비롯한 기업이 자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등 리스크에 직면해도 엔비디아가 부담해야 하는 손실에는 상한선이 정해져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로 지목됐다.
| ▲ 엔비디아가 오라클에 공급한 블랙웰 GPU 기반 서버용 인공지능 반도체 제품 홍보용 사진. <엔비디아> |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반도체 고객사에 투자금을 직접 지원하면서 경쟁사보다 먼저 수요를 선점할 공산이 크다는 점도 기회 요인으로 꼽혔다.
그동안 자금 여력이 우수한 빅테크 기업들에 집중되어 있던 엔비디아의 사업 기반이 더 폭넓게 확장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따라서 엔비디아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은 잠재적 리스크를 고려해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사업 전략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아리아 연구원은 인공지능 관련 시장 전반에 투자가 위축된다면 엔비디아의 실적과 재무에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엔비디아의 금융 지원은 대출 상환과 같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기업의 데이터센터 및 인공지능 반도체를 다른 업체에 매각해 자금을 회수하는 담보 형태로 이뤄진다.
인공지능 인프라의 수요가 위축된다면 데이터센터 매각 또는 임대 대상자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혔다.
아리아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이러한 리스크를 염두에 두더라도 현재 주가는 저평가된 수준으로 보인다는 평가를 전했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이러한 리스크에 반응해 떨어지는 시점이 온다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 근거로 꼽혔다.
아리아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현재 잉여현금흐름의 약 절반 정도만을 자사주 매수에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로 지목했다. 일부 경쟁사가 약 75~100%의 현금을 쓰고 있는 반면 엔비디아는 이를 확대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번 보고서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엔비디아 주가가 지금보다 약 55% 상승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아리아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8월26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금융 지원 프로그램과 관련해 더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