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현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가 주력점포에는 대규모 리뉴얼 투자를 집중하고 지방 중소형점포에서는 지역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SNS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점포별 상권과 투자 효율에 맞춰 고객을 끌어오는 방식을 달리하는 전략이다. 사진은 생성형 AI 챗GPT로 만든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정현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롯데백화점) 대표가 점포별로 고객을 끌어오는 방식을 달리하며 영업 효율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서울 잠실점과 같은 대형 주력 점포는 대규모 새단장(리뉴얼)로 시설 경쟁력을 높이는 반면 지방 점포는 지역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홍보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모든 점포에 같은 규모의 시설투자를 반복하기보다 점포마다 효율적인 집객 수단을 고르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0일 롯데쇼핑 동향을 종합하면 롯데백화점은 12일부터 모집하는 '롯데백화점 앰배서더' 2기부터 지역 점포 홍보를 별도의 콘텐츠 축으로 강화한다.
롯데백화점 앰배서더는 백화점 업계 최초의 인플루언서 성장 지원 프로그램으로 크리에이터와 함께 롯데백화점의 브랜드 경험을 조명하는 콘텐츠 파트너십이다.
2기의 특징은 지방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의 선발 규모를 1기보다 늘린다는 점이다.
지방 거주 지원자에게 면접 교통비도 지원하며 지역 점포를 알리는 활동도 별도로 강화한다.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지역 특화 미션을 운영하고 매달 한 도시를 정해 현지 롯데백화점과 지역을 소개하는 '로컬 트립' 프로그램을 새로 진행한다.
1기가 패션과 뷰티, 식음료(F&B) 등 관심 분야에 따라 크리에이터를 선발했다면 2기에서는 활동 지역까지 선발과 콘텐츠 제작의 기준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2기 운영의 중점을 살펴보면 지역 크리에이터가 해당 지역 롯데백화점의 매장과 팝업, 행사 등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개하도록 해 점포의 홍보 접점을 넓히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본사 중심의 홍보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역마다 이미 구독자를 확보한 크리에이터를 점포 홍보에 활용하는 셈이다.
롯데백화점은 콘텐츠 제작의 대가로 크리에이터에게 활동비도 지급한다.
1기 선발자는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동안 매달 50만 원씩 모두 200만 원의 활동비를 받는다. 활동 시작 전에는 50만 원 상당의 환영 선물을 제공했고 브랜드 VIP 행사에도 초청했다.
매달 활동이 우수한 앰배서더에게는 별도의 혜택도 제공한다. 활동이 끝난 뒤에는 정량·정성 평가를 거쳐 우수 앰배서더들에게 모두 1500만 원 규모의 상금을 지급하고 최우수 앰배서더와는 팝업 개최나 브랜드 협업 등 공동 사업도 검토한다.
롯데백화점이 2기에서 지방 크리에이터까지 선발 범위를 넓힌 데는 1기 활동에서 확인한 콘텐츠 노출 효과가 실제 사업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내부 판단이 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기 활동 크리에이터로 활동한 48명은 3개월 동안 모두 795건의 콘텐츠를 만들어 누적 조회수 1982만 회를 기록했다.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열린 '현대기물' 팝업을 다룬 앰배서더 콘텐츠는 조회수 50만 회를 넘었으며 해당 행사의 객단가는 2025년 같은 기간 행사보다 80% 이상 높았다.
콘텐츠가 실제 고객 문의로 이어진 사례도 나왔다.
1기 앰배서더 가운데 한 명이 일본어로 부산본점의 위치와 이용 방법 등을 소개한 콘텐츠에는 일본인 고객의 정보 문의 메시지가 100건 넘게 들어왔다.
| ▲ 롯데백화점 앰배서더 1기 크리에이터 '에기'(egi)가 일본어로 부산본점 이용 정보를 소개한 영상 화면. 이 콘텐츠에는 일본인 고객의 정보 문의 메시지가 100건 넘게 들어왔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
롯데백화점이 2기에서 지방 특화 크리에이터를 늘리는 것도 이 방식을 다른 지역으로 넓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대규모 리뉴얼을 하지 않는 점포에서도 지역 크리에이터의 기존 구독자를 활용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점포의 행사와 신규 브랜드를 새로운 고객에게 노출할 수 있다.
정현석 대표는 롯데백화점 수장에 취임한 뒤 콘텐츠와 마케팅 전략을 다룰 조직을 이미 새로 꾸렸다.
대표 직속으로 미래전략본부와 넥스트콘텐츠랩을 만들고 미래전략본부장을 직접 맡았다. 마케팅과 인공지능(AI), 이커머스, 브랜딩 등 여러 조직에 흩어져 있던 전략 기능도 미래전략본부로 모았다.
지역 점포를 홍보하는 방식이 다른 주력 점포의 투자와 다른 배경에는 롯데백화점 특유의 많은 점포망과 점포별 실적 격차가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롯데백화점은 2026년 8월 현재 위탁점포를 포함해 국내에 30개 점포를 두고 있었다. 잠실점은 2025년 매출이 3조3천억 원을 넘어 국내 백화점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을 냈고 본점도 2조 원을 넘었다.
반면 지방 중소형점포 가운데서는 매출이 줄어드는 곳이 적지 않다. 2025년 롯데백화점 부산 동래점 매출은 1842억 원으로 1년 전보다 8.9% 줄었다. 대구점은 1786억 원으로 5.3%, 경북 포항점은 1577억 원으로 3.9%, 대구 상인점은 1184억 원으로 3.9% 감소했다.
모든 점포에 주력 점포와 같은 규모의 리뉴얼 자금을 투입하기 어려운 만큼 정 대표에게는 투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시설 개선과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고객에게 점포를 알리는 수단을 점포별로 나눌 필요가 커진 셈이라 할 수 있다.
롯데쇼핑이 6월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제시한 백화점 전략도 이런 구분을 담고 있다.
롯데쇼핑은 잠실점과 부산본점 등 핵심 메가 점포는 대규모 리뉴얼을 통해 광역 상권 경쟁력을 높이는 반면 지방 중소형점포는 일률적인 백화점 모델보다 해당 상권 특성을 반영해 운영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정비하기로 했다.
주력 점포에서는 실제 대규모 시설투자도 계속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17개월에 걸친 서울 노원점 리뉴얼을 4일 마무리했다. 전체 영업면적의 약 80%인 약 3만3천㎡를 바꾼 개점 이후 최대 규모 리뉴얼이다.
노원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025년 상반기보다 15% 늘었으며 신규 고객도 5만 명 이상 증가했다. 2030세대 매출은 25% 넘게 늘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