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신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증명하는 시기가 늦어지면서 일론 머스크 CEO를 추종하는 투자자들도 결국 마음을 돌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자율주행 로보택시 및 스타십 로켓 등 신사업에 잇따라 부진한 성과를 거두며 투자심리가 점차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의 ‘혁신가’ 이미지가 신뢰를 얻기 어려워지면서 자연히 테슬라와 스페이스X 주가에 반영되어 있던 미래 성장성 관련 프리미엄도 약화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2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론 머스크를 추종하던 투자자들이 현실의 벽에 직면했다”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증시에서 이날 테슬라 주가는 하루만에 14.5% 떨어진 319.69달러로 장을 마쳤다. 22일(현지시각) 발표한 2분기 실적에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테슬라의 2분기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고 현금흐름도 2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테슬라가 로보택시와 인공지능(AI) 인간형 휴머노이드 로봇 등 신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벌이며 재무 상황이 나빠졌고 성과는 아직 부진하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전기 트럭을 비롯한 새 성장동력이 자리잡기까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페이스X 주가가 6월12일 상장 뒤 225달러까지 상승했지만 현재는 그 절반 수준까지 하락한 점도 비슷한 선상에 있다고 바라봤다.
스페이스X가 우주 로켓 ‘스타십’ 시험 발사를 연기하면서 투자심리 악화를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스타십은 발사 뒤 회수해 재사용할 수 있는 로켓이다. 위성통신과 우주 탐사, 우주 궤도 데이터센터 등 스페이스X의 주요 신사업 분야에 모두 필수로 쓰이는 기술이다.
스페이스X가 신사업에서 성장성을 증명하려면 스타십 발사 횟수를 대폭 늘려 우주로 쏘아올리는 로켓 발사 비용을 지금보다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페이스X는 스타십의 시험 단계를 빠르게 벗어나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업무에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신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은 근본적으로 일론 머스크 CEO를 향한 주주들의 여론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테슬라와 스페이스X 주가는 최근 크게 하락한 뒤에도 미래 성장성 프리미엄을 반영해 실적 전망치 대비 훨씬 고평가된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CEO의 역량을 신뢰하고 추종하는 ‘팬덤’ 주주들의 비중이 높다는 점도 주가가 높게 책정된 배경으로 꼽힌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CEO가 약속했던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새 성장동력 확보에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투자자들의 마음이 돌아서며 프리미엄이 대거 깎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페이스X와 테슬라 주주들은 여전히 일론 머스크의 리더십과 야심찬 사업 계획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들의 인내심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도 23일 논평을 내고 “테슬라 신봉자들은 로보택시 사업 확대 지연이나 휴머노이드 생산 차질 등 상황을 외면하려 할 것”이라며 “하지만 실적 부진과 지출 확대는 이미 테슬라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