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택 롯데GRS 대표이사가 컨세션 사업의 무대를 공항에서 문화시설과 구내식당으로 넓히고 있다. 롯데GRS는 컨세션을 가맹·직영에 이은 독립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이원택 롯데GRS 대표이사가 공항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컨세션 사업의 무대를 문화시설과 구내식당으로 넓히고 있다.
컨세션 사업은 공항과 역사, 병원, 문화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의 식음사업장 운영권을 확보해 음식점과 카페, 푸드코트 등을 운영하는 사업을 말한다.
롯데GRS는 컨세션 사업을 신규 브랜드의 실험장으로 주로 활용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이 자체적으로 매출을 내는 성장축으로 자리를 잡는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이 대표는 컨세션 사업을 '수주형 외식'이라는 사업 형태로 확장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26일 롯데GRS 사업전략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컨세션 사업의 활동 반경을 다양화하며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등 기존 브랜드가 가맹점 모집과 직영점 출점을 통해 매장을 늘린다면 컨세션은 입찰과 계약을 통해 새로운 영업공간을 확보한다. 롯데GRS가 가맹·직영과 구분되는 '수주형 외식'의 성장경로를 갖게 됐다는 뜻이다.
이 대표 체제에서 나타난 변화는 컨세션 사업의 확장 방식이다. 공항에서 축적한 운영 경험을 다른 유형의 시설로 옮기며 자체 매출을 내는 성장축으로 정착시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롯데GRS는 4월 국립과천과학관 식음사업장 위탁운영자로 선정돼 일부 매장 운영을 시작하고 직원 구내식당 운영권도 확보했다. 이어 국립중앙박물관 식음시설 운영을 맡아 푸드코트 '한식미관'을 16일 정식 개장했다.
문화시설과 공공시설, 단체급식으로 진출 영역을 넓히며 특정 유형의 사업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가 컨세션 사업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롯데리아 중심의 사업구조를 보완할 필요도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리아는 여전히 롯데GRS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브랜드다.
롯데리아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회사의 성장경로를 다양화하려면 다른 사업의 매출 기여도를 높여야 할 수밖에 없다. 전체 매출 비중이 10%를 넘어선 컨세션 사업은 단순한 부수 사업보다 독립적인 성장축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GRS의 컨세션 사업 매출은 최근 5년 동안 약 133% 증가했다. 2026년 1월부터 5월까지 매출도 2025년 같은 기간보다 약 60% 늘었다.
롯데GRS 전체 매출에서 컨세션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5.5%에서 2026년 1분기 11%로 높아졌다. 5년 사이 매출 비중이 두 배가 되면서 브랜드사업을 지원하는 부수적 역할을 넘어 회사 실적에 직접 기여하는 사업으로 성장했다.
▲ 이원택 롯데GRS 대표이사(오른쪽 세 번째)와 세라이 그룹 공동 창립자 나집 하미드 회장(오른쪽 네 번째)이 2025년 12월5일 말레이시아 더 커브몰 내 롯데리아 1호점 오픈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롯데GRS >
이 대표는 2002년 롯데GRS에 입사해 점포 운영과 마케팅을 거쳐 베트남법인과 경영전략부문장을 역임한 내부 출신 경영자다. 점포와 브랜드 운영뿐 아니라 해외사업과 중장기 전략을 경험한 만큼 기존 운영 역량을 다양한 사업장으로 확장하는 일이 주요 경영 과제로 꼽힌다.
컨세션은 단순히 식음공간을 맡아 운영하는 사업이 아니다. 사업권을 따내고 매출을 높이려면 시설 특성과 이용객에 맞는 브랜드와 메뉴, 가격대와 서비스 방식을 제안해야 한다.
공항과 박물관, 과학관, 구내식당은 고객 구성과 체류시간, 방문 빈도가 서로 다르다는 특징을 지닌다. 공간별 수요에 맞춰 브랜드와 메뉴를 설계하고 이를 실제 매출로 연결해야 하는 일이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롯데GRS는 전임 대표들 시절에도 이런 컨세션 사업의 특성을 감안해 해당 사업장을 신규 브랜드의 실험장으로 운영해왔다. 고객층이 다양한 공항과 대형시설에서 브랜드와 메뉴의 반응을 확인하고 이를 개선하는 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활용 방법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컨세션이 브랜드 육성을 지원하는 역할에 무게가 실렸다면 지금은 브랜드와 메뉴 경쟁력을 활용해 직접 매출을 내는 사업이 됐다는 것이다. 사업장에서 축적한 판매자료와 운영 경험은 다시 브랜드 개선과 다음 사업장 수주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지향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컨세션 사업의 성장은 롯데GRS의 전체 실적 개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GRS는 2025년 연결기준 매출 1조1189억 원, 영업이익 511억 원을 거뒀다. 2024년보다 매출은 12.4%, 영업이익은 30.6% 늘었으며 2017년 이후 8년 만에 연매출 1조 원을 다시 넘어섰다.
롯데GRS는 실적 개선 배경 가운데 하나로 인천공항 컨세션 사업 운영 확대와 신규 브랜드 매장 증가를 꼽았다. 주력인 롯데리아의 신제품 흥행과 점포 효율화뿐 아니라 컨세션을 포함한 사업 다각화도 외형 성장에 힘을 보탠 것이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