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LG화학은 2026년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3조5천억 원, 영업이익 3600억 원 안팎의 실적을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영업이익은 2025년 2분기의 4770억 원과 비교하면 20% 이상 감소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LG화학이 2025년 4분기에 4130억 원, 2026년 1분기에 5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며 최근 고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6년 2분기 실적 전망은 뚜렷한 회복 흐름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주력인 석유화학 부문에서 영업이익 회복은 긍정적 대목이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2025년에는 3분기에 290억 원 영업이익을 본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분기에서는 모두 영업손실을 봤다.
2025년 1분기에는 560억 원, 2분기에는 9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으며 4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2390억 원에 이른다.
2026년 들어서는 1분기에 165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반등에 성공했다. 2분기에도 1600억 원에서 19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김 사장으로서는 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이익 회복을 마냥 반갑게 바라보기만은 어렵다.
여전히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구조적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 전쟁이 유발한 ‘래깅 효과(Lagging effect)’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이다.
전쟁의 영향으로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이 크게 올랐으나 기업들이 전쟁 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사놓은 원재료들을 주로 투입되면서 일시적으로 석유화학 제품들의 스프레드(판매가격과 제조원가 차이)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LG화학은 물론 다른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 역시 래깅 효과에 힘입어 2026년 들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LG화학의 2분기 호실적은 자체적 경쟁력 강화나 업황의 개선, 시장 구조의 변화로 얻어낸 성과가 아닌 셈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2분기 실적을 놓고 보고서를 통해 “2026년 상반기의 중동 무력충돌 발생에 따른 석유화학 특수는 이번 분기까지만 유효할 것”이라며 “공급과잉 누적에 따라 석유화학 업황의 추가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김 사장은 일시적 호재 이후에 다가올 역방향의 래깅 효과 발생에 대비하면서 고부가가치 스페셜티로 포트폴리오 전환이라는 경영 과제를 완수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내야 할 시점으로 볼 수 있다.
LG화학은 정부가 추진하는 석유화학 사업재편에 동참하면서도 고부가가치 첨단소재 위주의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첨단소재 전문가인 김 사장이 2026년부터 LG화학을 이끌 수장으로 임명된 것도 앞으로 사업 전략 방향을 보여주는 선택으로 여겨진다.
김 사장은 LG화학에 1996년 입사한 뒤 반도체소재사업 담당, 전자소재사업 부장 등을 지냈으며 2024년부터는 첨단소재사업 본부장을 맡았다.
▲ LG화학은 배터리 소재를 비롯해 반도체 소재 등 첨단소재 사업에서 역량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사장은 LG화학이 기존부터 미래 성장동력으로 공을 들여온 배터리 소재의 내실을 다져가는 동시에 반도체 소재 영역으로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사업에서 2026년 하반기 중 미국 테네시주 양극재 공장의 장기 공급 계약 확정 및 주요 고객사 다변화에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라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수요 역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 2차 전지 사업의 경쟁 구도를 고려하면 중국 이외 국가에서 안정적으로 대규모 BESS를 납품할 수 있는 기업은 한국 기업들 밖에 없다”며 “LG화학은 우리나라 2차전지 기업 가운데 자본, 기술력 측면에서 중국의 경쟁기업에 대응할 역량이 가장 높은 기업”이라고 바라봤다.
김 사장은 반도체 소재 분야 진출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5일 미국의 반도체 후공정 기업인 앰코(Amkor)에 반도체용 스트리퍼(Stripper)를 양산 공급하기로 했다. 반도체용 스트리퍼는 반도체 회로를 형성한 이후 기판에 남아있는 포토레지스트 등 잔여물을 제거하는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김 사장은 지난 6월22일 열린 타운홀 미팅을 통해 연구개발에 15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LG화학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반도체, 모빌리티, 로봇 소재, 항암 신약을 중심으로 한 미래 성장 축에 역량을 집중해 ‘기술이 강한 컨버팅 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