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 매물이 크게 줄면서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공급이 줄면서 집값 상승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공급확대 정책인 '9·7대책'은 지역사회의 반발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인선·개편 지연 등에 부딪혔다. 그런 만큼 정부가 이번에 계획한 부동산 대토론회로 시장에 공급에 대한 강한 믿음을 심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 매물이 크게 줄면서 시장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연합뉴스>
14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6만597건, 전세는 2만574건으로 모두 8만117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27대책과 10·15대책 영향에 ‘거래절벽’이란 평가가 나왔던 올해 초와 비슷한 수준이다. 당시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 매물은 7만7천 건 선까지 줄었다.
지난 1월말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방침을 내놓은 뒤 올해 한때 9만7천 건까지 늘었다가 다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7월이란 계절적 요인을 고려해도 시장 관망세가 짙다. 통상 여름은 무더위와 장마, 학기 중간이란 요소 탓에 부동산 시장에선 비수기로 평가된다.
같은 날짜(7월14일) 기준으로 최근 3년간 매물을 보면 지난해에는 9만9677건(매매 7만5005·전세 2만4672), 2024년에는 10만8644건(매매 8만1063·전세 2만7581), 2023년 10만713건(매매 6만7447·전세 3만3266) 등이었다.
시장 내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7월 첫째 주(6일 기준) 매매수급지수는 112.9, 전세수급지수는 127.2로 각각 2020년 7월 둘째 주(113.1)와 2021년 1월 둘째 주(127.6) 이후 가장 높다.
매매·전세수급지수는 0~200 사이로 산출되며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매매 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2020년 하반기와 2021년 초는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등을 뼈대로 하는 임대차 2법 시행에 따라 실수요자의 불안이 커지던 시기였는데 최근 상황이 이 당시와 비슷한 것이다.
정부가 가을 이사철까지 확실한 공급 신호를 보내지 못하면 현재로선 불안심리가 매매가를 밀어올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일선에서는 공급이 부족하다는 점이 인식돼 있어 호가가 오르며 거래절벽에 가격만 오르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노원구 대단지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비즈니스포스트에 “매물이 부족하다는 걸 집주인들도 아니까 호가를 올리고 이에 따라 매매가가 계속해서 조금씩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성북구 공인중개사 B씨는 “6월부터 거의 일이 없었는데 매매가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 14일 열린 부동산정책 토론회 모습. <국토교통부>
이는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공급 대책의 실효성이 의구심을 샀던 것도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해 9·7대책을 통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직접 시행 역할 확대로 주택공급 속도를 놓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LH 사장은 최근에 와서야 8달 공백 끝에 선임됐고 LH 개편도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년 전 선임 당시 출근길에서 핵심 과제로 꼽았지만 아직 발표된 내용이 없다.
또한 9·7대책에서 수도권에 주택을 공급할 후보지인 과천 경마장과 태릉CC, 용산 등 모두에서 지역사회의 반발 등에 부딪혔다.
과천에서는 경마장 이전 반대 목소리가 거세고 태릉에서는 세계유산영향평가 등의 절차가 남아 있고 용산에서는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이밖에 이미 이전에 서울시내 핵심 주택공급지로 꼽힌 서리풀지구에서는 주민 행정소송이 예고돼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주택공급과 관련해서는 새 것보다도 기존 정책의 꾸준한 실행이 필요하다”며 “정비사업 활성화와 지난해 발표된 LH의 직접시행 확대 실무적 구현, 기존 발표 주택공급지의 실무적 진행 및 처리 등이 관건이다”고 바라봤다.
정부는 이날부터 오는 16일까지 세 번에 걸쳐 부동산정책 토론회를 연다. 각 날짜별로 주택공급과 금융, 부동산 세제 등 세 분야를 다루며 오는 23일에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종합 대토론회도 열린다. 정부는 이달 하순 경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참고해 부동산 종합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토론회를 시작하며 “이 토론회가 시간이 흐를수록 국민들의 많은 부동산 관련 고민을 듣고 반영하는 자리이자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