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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AI 중심 사업재편 속 조직 내부갈등 폭발, 사법 리스크 김범수의 침묵에 쏠리는 눈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2026-06-26 16: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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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중심 사업 구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누적된 조직 내부 갈등이 본격적으로 터져나오자 김범수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계열사 정리와 조직 개편이 가속화하면서 내부 불만이 사상 첫 파업이라는 집단행동으로 불거진 가운데,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카카오 AI 중심 사업재편 속 조직 내부갈등 폭발, 사법 리스크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2604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범수</a>의 침묵에 쏠리는 눈
▲ 6월10일 오후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노조원들이 경기도 판교 유스페이스 광장에 모여 파업 결의를 위한 본 집회를 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그러나 김 창업자는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와 관련한 항소심이 시작되면서 사법 리스크에 묶여 이같은 조직 내부 갈등에 침묵하고 있다.

26일 카카오가 최근 발간한 '2025 카카오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 그룹의 조직 건강성 측정 방법론에 따른 임직원 만족도는 2023년 78점에서 2024년 53점으로 급락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2점까지 하락했다. 2년 연속 50점대에 머문 것이다.

회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는 와중에 임직원 만족도가 꺾이며, 파업이라는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는 2025년 연결 매출 8조991억 원, 영업이익 732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하지만 호실적에도 내부 결속력은 오히려 무너지고 있다.

내부 갈등의 바탕에는 AI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급격히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진통이 자리잡고 있다. 카카오는 사업 재편과 그간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을 의식해 강력한 구조개편 작업을 해왔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번 보고서에서 "AI 시대의 역량 집중을 위해 한때 147곳에 달했던 계열사를 지난해 말 기준 94곳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여기에 김 창업자와 회사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따른 대외 불안, 계열사 정리 작업 등이 겹치며 조직 내부의 피로감이 누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그룹의 한 계열사 직원은 "호실적에도 현장에서 체감하는 처우나 분위기는 정반대"라며 "의사결정 라인이 복잡해졌고, 자주 바뀌다 보니 책임과 보상이 어디로 가는지 구성원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누적된 불만은 결국 사상 첫 본사 파업으로 이어졌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오는 29일 모든 업무 툴에서 로그아웃하고 집단 연차를 사용하는 전일 파업 '로그오프 데이'를 개최한다.

지난 10일 단행한 4시간 부분 파업 이후 노사가 협상을 이어왔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예정대로 진행하게 됐다. 이번 파업에는 임금협약 교섭이 결렬된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총 5개 법인 조합원이 동참한다.

이날 노조 관계자는 "교섭은 진행 중이나 합의할 수준에 이르지 못한 만큼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사가 좀처럼 간극을 좁히지 못하는 핵심 쟁점은 성과급 보상 체계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4% 수준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500만 원 규모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성과급 산정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계열사 정리 과정에서의 고용 안정 보장도 핵심 의제에 올렸다.

회사와 노조 모두 파업이 서비스 안정성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성의 카카오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지난 10일 "업무 툴에서 로그아웃되면 장애 발생 시 대응이 느려질 수는 있지만 대규모 장애는 예상되지 않는다"면서도 "파업이 이어지면 회사의 여러 개발 일정에는 좀 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비스 신뢰성을 위해서라도 갈등 봉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예상치 못한 서비스 장애가 발생할 경우 사측이 안게 될 부담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일상적·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서비스가 많아, 파업으로 카카오톡이나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있을 것"이라며 "당장 서비스가 전면 중단되지는 않겠지만, 향후 이를 무기로 전면 파업을 강행한다면 그 일상적 파장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 AI 중심 사업재편 속 조직 내부갈등 폭발, 사법 리스크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2604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범수</a>의 침묵에 쏠리는 눈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 24일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실질적 의사 결정권을 쥐고 있는 김 창업자의 결단과 역할론을 제기하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보상 체계 확약이나 계열사 간 고용 안정은 그룹 전체의 자원 배분과 지배구조와 직결돼 있어, 각 계열사 전문경영인 선에서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의 경영진 구성이나 계열사 정리 방향이 김 창업자의 의중과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상징적으로라도 대화 의지를 보인다면 지금의 갈등 국면을 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내 선례도 있다. 네이버 노조가 2019년 2월 첫 공식 쟁의에 나섰을 때 이해진 창업자는 경영 일선과 거리를 둔 상태였지만, 노사 갈등 해결을 위해 생중계 토론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다. 2021년 성과급 논란 당시에도 직원 간담회를 열고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김 창업자가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며, 경영 일선에서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해석된다.

김 창업자는 2022년 3월 카카오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놨고, 2025년에는 건강 문제로 카카오 그룹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CA협의체 공동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최근에는 SM엔터 시세조종 재판 2심에 출석하는 등 경영 참여가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김 창업자를 둘러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항소심 첫 공판은 지난 24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10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검찰은 이에 항소하며 1심 판결에서 주요 증거가 대부분 누락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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