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광약품이 라투다정을 우울증 관련 임상 3상을 통해 적응증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부광약품이 조현병과 제1형 양극성 우울장애 치료제 라투다정의 쓰임새를 우울증 치료 영역으로 넓히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라투다정은 부광약품이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사업에서 핵심 품목으로 키우고 있는 제품이다. 지금까지는 조현병과 양극성 장애 우울 삽화 치료에 주로 쓰였지만 앞으로는 항우울제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는 우울증 환자의 보조 치료제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생겼다.
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라투다정의 주요 우울장애 치료 부가요법 적응증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라투다정의 주요 우울장애 치료 부가요법 3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고 공시했다.
라투다정은 루라시돈 성분의 비정형 항정신병 치료제다. 국내에서는 조현병과 제1형 양극성 장애 관련 주요 우울 삽화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양극성 장애는 과거 조울증으로 불렸던 질환으로 조증 삽화와 우울 삽화가 반복되는 기분장애다. 삽화는 증상이 일정 기간 나타난 뒤 호전되는 양상이 반복되는 것을 뜻한다.
이번 임상은 항우울제만으로 증상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은 성인 우울증 환자에게 라투다정을 함께 썼을 때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부광약품은 임상을 마친 뒤 품목허가 변경을 신청해 라투다정 허가사항에 주요 우울장애 치료의 부가요법 관련 효능·효과를 추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 임상이 주목되는 이유는 라투다정의 처방 대상이 크게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우울장애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우울증에 해당한다. 우울증 치료에서는 항우울제가 기본적으로 쓰이지만 모든 환자가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이런 환자에게 다른 약물을 추가하는 부가요법은 치료 반응을 높이기 위한 선택지로 활용된다.
라투다정이 이 영역에서 허가를 받으면 부광약품은 기존 조현병과 양극성 장애 우울 삽화 중심의 처방 시장을 우울증 보조요법 시장까지 넓힐 수 있다. 환자군이 넓어지는 만큼 라투다정 매출 성장에도 긍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부광약품이 라투다정 적응증 확대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빠른 매출 성장도 있다.
부광약품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수치에 따르면 라투다정 매출은 2024년 2억 원에서 2025년 109억 원으로 늘었다. 2026년 1분기에도 매출 33억 원을 기록했다.
출시 초기부터 연매출 100억 원대 품목으로 올라선 만큼 적응증 확대에 성공하면 라투다정의 성장 곡선은 더 길어질 수 있다.
부광약품은 라투다정을 앞세워 CNS 치료제 사업 확대에도 힘을 싣고 있다. 대표 직속 CNS사업본부를 중심으로 라투다정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의원급 의료기관을 넘어 종합병원으로 영업망을 넓히는 전략도 펴고 있다.
▲ 국내 제약사들이 라투다정 제네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동작구에 있는 부광약품. <부광약품>
라투다정의 적응증 확대는 제품 생애주기 관리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제약업계에서 적응증 확대는 기존 의약품의 수명을 늘리는 대표적 전략으로 꼽힌다. 기존 허가 적응증만으로는 처방 대상이 제한되지만 새로운 적응증을 확보하면 같은 성분의 제품이라도 더 넓은 시장에서 쓰일 수 있다.
라투다정은 국내 재심사 기간이 2029년 11월22일 끝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특허목록에는 2031년 5월26일 만료되는 조성물 특허 2건이 등재돼 있다.
환인제약과 명인제약, 종근당, 유니메드제약, 영진약품 등 국내 제약사들은 이 특허를 상대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며 제네릭 출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일부 심판에서 청구성립 심결이 나오면서 라투다정의 특허 장벽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다만 재심사 기간이 남아 있고, 등재 특허 2건의 심판 진행 상황과 후속 절차에 따라 제네릭 진입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
부광약품으로서는 제네릭 도전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라투다정의 처방 근거와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주요 우울장애 치료 부가요법 임상은 이런 점에서 단순한 적응증 추가를 넘어 제품 생애주기 관리 전략으로도 읽힌다.
다만 실제 허가와 상업적 성과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임상은 3상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최종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와야 품목허가 변경 절차로 이어질 수 있다. 우울증 치료제 시장은 기존 항우울제와 다양한 보조요법이 이미 쓰이고 있어 라투다정이 새 적응증을 확보하더라도 처방 확대 속도는 임상 결과와 급여 환경, 의료진 수용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부광약품도 공시에서 임상시험 약물이 최종 허가를 받을 확률은 통계적으로 약 1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임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허가 과정에서 변수가 발생하면 상업화 계획을 바꾸거나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라투다정은 부광약품이 CNS 사업에서 키우고 있는 핵심 품목인 만큼 이번 임상 결과에 따라 제품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이번 임상은 기존 항우울제 치료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한 주요우울장애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적응증 확대에 성공하면 라투다의 처방 영역이 우울증 시장까지 넓어져 환자 치료 기회 확대와 제품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