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추미애 경기도지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사상 첫 여성 광역자치단체장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추 후보는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를 이끌게 되면서 중앙정치에서 지방행정으로 정치 무대를 넓히게 됐다. 6선 국회의원과 민주당 대표, 법무부 장관을 지낸 만큼, 행정 능력까지 검증받는다면 대선 주자로서 정치적 체급이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3일 경기도 수원시 선거사무소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를 보면 3일 실시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추 후보는 이날 오후 10시35분 기준(개표율 19.56%) 득표율 55.24%로 당선이 유력하다.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는 득표율 42.11%를 기록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후 6시 발표된 지상파3사(KBS·MBC·SBS) 공동 출구조사에서
추미애 후보는 60.4%를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양향자 후보의 예상 득표율은 34.1%였다.
1995년 민선 지방자치가 시작된 뒤 여성이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에서 여성 정치인이 수장에 올랐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작지 않다.
무엇보다 추 후보는 이번 승리로 민주당 대표와 법무부 장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이어 지방행정 수장이라는 이력까지 추가하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당선이 단순한 광역단체장 선거 승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바라본다.
경기도는 인구 1400만 명이 넘는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다. 수도권 민심의 방향을 보여준다는 정치적 상징성과 함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산업집적단지(클러스터) 등을 품은 첨단산업 중심지라는 점에서 경제적 의미도 크다.
이에 경기도지사는 오랫동안 대선 주자의 등용문으로 여겨져 왔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이 대선에 도전했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쳐 대통령에 올랐다.
추 후보가 국회와 중앙정부에서 쌓은 정치 경험을 지방정부 운영 능력으로 연결한다면 차기 대선 구도에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 후보는 2026년 4월 경기도지사 본경선 합동연설회에서 “경기도는 성과로 증명하는 행정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정에서도 혁신과 실행력을 앞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추 후보는 선거 유세 과정에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광역교통망 확충, K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경기북부 첨단산업 육성, 인공지능(AI) 행정혁신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육성을 핵심 성장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당 소속 경기지사로서 중앙정부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 ▲ 추미애 경기도지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월29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모란시장 앞에서 정청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그러나 경기도지사로 능력을 입증하는 것은 또 다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추 후보는 그동안 중앙정치 무대에서 강한 개혁성과 선명한 메시지로 정치적 입지를 다져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내면서 검찰개혁을 주도했고,
이재명 정부에서 법사위원장으로서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등 검찰개혁 입법의 선봉에 섰다.
잔다르크를 빗댄 '추다르크'라는 별명처럼 강한 추진력과 선명한 개혁 이미지는 정치적 자산이 됐다.
하지만 광역단체장은 정치적 선명성보다 교통과 주거, 복지, 산업 육성 등 생활밀착형 행정 성과가 중요하다. 여러 이해관계의 조정과 설득, 예산 배분 능력이 함께 요구된다.
또 경기도는 31개 시·군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경기남부와 북부의 산업·교통·재정 여건이 다르고 대도시와 농촌 지역의 정책 수요도 다르다.
이 때문에 추 후보가 중앙정치에서 보여준 추진력을 실제 도정에서도 성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 정치적 평가를 좌우할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첫 여성 경기도지사의 상징성을 실제 성과로 보여줘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한층 폭넓은 정치 기반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추 후보는 민주당 핵심 지지층에서 강한 지지를 받지만 강성 이미지가 중도층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받아왔다.
추 후보는 1958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경북여고와 한양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고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춘천지법과 인천지법, 전주지법 등에서 판사로 근무한 뒤 1995년 정계에 입문했다.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6선 의원을 지냈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대표, 법무부 장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을 거쳤다.
이제 추 후보는 개혁과 혁신의 정치인을 넘어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의 행정가로 시험대에 섰다. 경기도정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첫 여성 경기도지사라는 기록은 차기 대선 도전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