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가 대규모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국내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중국 공장을 매각키로 했다. 대신 폴란드 공장을 중심으로 배터리 분리막 생산거점을 만들어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회사의 공장 가동률은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비용 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분석된다. 또 중국 현지 법인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회사의 유동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 이상민 SKIET 대표이사 사장이 국내와 중국 배터리 분리막 공장 가동을 멈추고, 폴란드 공장으로 생산을 일원화하는 동시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용 분리막 중심의 생산 전략으로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 SKIET > |
이상민 SKIET 대표이사 사장에게 남은 과제는 신규 수주 확보다. 특히 이 사장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분리막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ESS용 분리막 수주가 향후 실적 반등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SKIET가 생산 시설 일원화를 통해 사업 기반을 안정화하고, 실적 반등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회사는 지난 27일 중국 창저우에 위치한 SK 하이테크 배터리 머티리얼즈(SK Hi-tech Battery Materials) 지분 100%를 중국 배터리 소재 업체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매각 금액은 888억 원이며, 처분 일정은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회사는 충북 증평 공장 운영 중단 계획도 밝혔다. 올해 안으로 모든 생산 설비 가동을 멈출 예정이며, 해당 공장의 활용 방안은 내부 논의를 거친 뒤 결정키로 했다.
이 사장이 이런 결정을 내린 주된 원인으로 회사의 공장 가동률 하락이 꼽힌다. 회사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이후 전방 기업의 수요 부진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2025년 회사가 생산한 분리막은 총 5억㎡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생산능력 14억㎡의 35% 수준이다.
충북 증평 공장과 중국 현지 법인 생산능력은 연 10억6천만㎡로 전체 생산능력의 약 76%에 달한다. 이밖에 폴란드 1공장이 3억4천만㎡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올해 하반기 3억4천만㎡ 규모의 폴란드 2공장이 추가로 가동을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생산 거점 정리가 시급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결정으로 회사의 공장 가동률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ESS용 분리막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도 가동률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 ▲ SKIET의 폴란드 실롱스크 소재 배터리 분리막 공장 전경. < SKIET > |
단기 차입금 상환 문제도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환해야 하는 금액은 6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3천억 원 가운데 2400억 원을 재무 구조 개선에 할당했음에도 수천억 원이 모자랐던 상황이다.
올해 초 4천억 원의 전환사채(CB) 발행 계획이 투자 유치 실패로 무산되며 위기에 봉착했으나, 중국 법인 매각과 추가 차입금으로 급한 불은 끈 것으로 분석된다.
SKIET 이사회는 지난 5월7일 이사회를 열고 차입금 상환을 위해 2천억 원 규모의 신규 차입금 조달을 결정했다. 여기에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과 중국 법인 매각 대금을 더하면 충분한 상환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제 이 사장은 수주 확보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폴란드 3, 4공장이 가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 3, 4공장의 생산능력은 연 8억6천만㎡ 규모로 추정된다. 이 공장이 가동되면 회사의 총 생산능력은 15억㎡로 기존보다도 확대된다. 지금과 비슷한 수준의 생산량을 유지한다면 공장 가동률이 다시 50%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이 사장은 당초 전기차용 분리막 생산기지로 계획했던 폴란드 3, 4 공장을 대거 ESS용으로 전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ESS용 배터리 소재 관련 탈중국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수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회사는 북미를 중심으로 다수의 기업과 ESS용 분리막 공급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IET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ESS용 공급망 확대를 통해 실적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폴란드 공장 건설은 기존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으나, 수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