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솔 기자 sollee@businesspost.co.kr2026-04-21 15: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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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철웅 놀유니버스 대표이사가 부진한 투어부문의 실적 회복을 위해 외국인 관광객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대표가 가진 무기는 놀유니버스가 확보하고 있는 티켓 시장의 지배력이다. 그는 이를 기반으로 외국인들의 공연 티켓 확보 수요를 여행 상품 수요로 확장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 이철웅 놀유니버스 대표이사(사진)가 올해 회사의 핵심 사업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주목하고 있다. <야놀자>
20일 놀유니버스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올해 회사는 핵심 사업으로 방한 외국인 관광객을 의미하는 ‘인바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인바운드 여행은 현재 여행업계에서 가장 유망한 시장으로 여겨진다. 야놀자리서치는 인바운드 여행객이 2025년 1900만 명에서 2026년 약 2100만 명으로 늘며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놀유니버스가 인바운드 수요를 잡기 위해 전면에 내세운 플랫폼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플랫폼 ‘놀월드’다. 해당 플랫폼에서는 각종 투어와 입장권, e심, 교통 티켓 등 여행 전반에 필요한 상품을 판매한다.
놀월드는 K팝 공연을 다른 인바운드 여행사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삼고 외국인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K팝으로 유입된 수요를 교통과 숙박, 레저 등 다른 여행 상품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이 가능한 이유는 놀유니버스가 국내 티켓 시장에서 압도적 지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티켓 시장에서 놀티켓의 점유율은 약 70%로 추산된다. 나머지 사업자인 예스24와 티켓링크가 각각 15%씩을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대부분의 국내 K팝 콘서트 티켓은 국내에서는 놀티켓, 해외에서는 놀월드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이달 경기 고양시에서 진행된 방탄소년단 월드투어 ‘아리랑’도 이 같은 방식으로 판매됐다.
실제로 올해 방탄소년단이 컴백함에 따라 놀월드의 티켓·숙박 패키지 상품인 ‘플레이앤스테이’의 1분기 구매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늘어났다.
놀월드는 K팝 팬들 겨냥한 여행 상품도 집중적으로 내놓고 있다.
방탄소년단 해외 팬들이 국내에 대거 유입된 이번 상반기에는 이러한 수요에 맞춘 패키지 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방탄소년단 자체콘텐츠인 '인더숲'의 배경이 된 강원 평창, ‘유 네머 워크 얼론’ 앨범 표지 사진 촬영지로 유명한 강원 강릉 등 콘텐츠와 연관된 상품이 준비됐다. 소속사 하이브의 서울 용산 본사와 연습생 시절 멤버들이 자주 찾았던 서울 강남 학동공원 등을 방문하는 상품도 있다.
여행 가이드마저 방탄소년단 팬 ‘아미’를 자처하며 가이드를 제공한다는 후기가 있을 만큼 해외 팬들의 수요에 맞는 상품 구성에 힘을 쓴 모습이다.
이처러 인바운드를 중심으로 한 놀유니버스의 올해 전략은 2025년 말 대표로 선임된 이철웅 대표가 총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아고다와 클룩을 거쳐 쿠팡에서 여행 사업을 주도한 OTA(온라인여행중개플랫폼) 마케팅 전문가로 꼽힌다. 고려대학교에서 일어일문학과와 경영학을 전공하고 미국 와튼스쿨 MBA를 수료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놀유니버스의 인바운드 전략을 소개하며 “놀유니버스는 콘텐츠와 데이터, 플랫폼을 연결해 K컬처가 관광과 산업으로 확장되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어 왔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여행업계에서 공격적 마케팅을 구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가 쿠팡트래블 총괄디렉터로 일했던 2020~2022년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여행이 제한된 시기였다. 이때 이 대표는 내국인의 국내 여행을 뜻하는 인트라바운드 시장을 공략했다.
당시 쿠팡은 펜션 투숙 100% 환불 보장 프로그램 등을 선보이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다.
▲ 야놀자는 놀유니버스 투어부문 영업권 1138억 원 가운데 878억 원을 손상처리했다. 사진은 서울 강남 야놀자 본사. <연합뉴스>
그런 이 대표 앞에 놓인 놀유니버스의 경영 환경은 녹록하지 않아 보인다.
놀유니버스는 2024년 영업손실 147억 원에서 2025년 영업이익 145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는 야놀자플랫폼과 합병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사업별로 보면 항공권과 해외숙소, 액티비티 등이 포함된 투어 부문은 2025년 조정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기준 465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엔터 부문의 조정EBITDA는 178억 원이었다. 반면 야놀자플랫폼과 합병으로 추가된 숙박·레저 사업은 758억 원으로 비교적 안정적 이익을 내고 있다.
모회사 야놀자는 이 같은 놀유니버스의 투어 사업 부진을 반영해 영업권을 손상 처리하고 있다. 투어 부문 영업권 1138억 원 가운데 2024년 808억 원, 2025년 70억 원을 각각 손상 처리했다. 2025년 말 기준 남아 있는 영업권은 260억 원 수준이다.
클라우드 중심으로 변화하는 야놀자의 전략 또한 이 대표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야놀자는 OTA 기업에서 클라우드 기업으로 전환한 뒤 미국 증시에 상장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표가 놀유니버스의 수익성을 끌어올려 입지를 지키지 않는다면 회사 안에서 플랫폼의 존재감이 더 옅어질 수밖에 없다.
놀유니버스는 2024년 말 시작된 인터파크트리플과 야놀자플랫폼의 통합작업이 올해 상반기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이 대표가 수익성 끌어올리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놀유니버스 관계자는 “2025년은 인터파크트리플과 야놀자플랫폼 통합 작업에 집중한 시기였다”며 “올해 상반기 통합이 마무리되면 이전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