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KTX와 수서발고속철 SRT 등 고속철도의 요금할인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후발주자인 SRT는 지난해 말 개통한 뒤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앞으로 수요확보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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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복환 SR 대표. |
그러나 할인상품을 늘리면서 운임이 하락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국토부는 내수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이용자가 고속철도를 미리 예약하면 운임을 최대 50%까지 깎아주는 상품을 8월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이용자가 탑승 25일 전에 예약하면 요금에서 30~50%를 할인해주고 15일 전에 예약하면 20~30%를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구체적인 할인율 및 조건은 앞으로 코레일과 SR 등 고속철도 운영회사와 논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8월로 예정된 무정차 직통열차 개통에 맞춰 다양한 운임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하반기부터 서울~부산 노선을 무정차로 운행하는 고속철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월 초에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고속철도를 이용할 때 비용부담을 줄이고 이용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할인제도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며 “고속철도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RT는 요금할인 확대에 힘입어 고속철도 수요가 늘어나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SRT는 지난해 12월 정식운행을 시작했는데 사업 초반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국토부 등에 따르면 SRT는 지난해 12월9일 개통해 연말까지 이용객수 104만 명을 나타냈는데 올해 1월 146만 명을 보였다. 일평균 이용자수도 지난해 12월 4만5천 명에서 올해 1월 4만7천 명으로 증가했다.
1월 설연휴의 덕도 봤지만 SRT가 KTX와 비교해 저렴한 운임과 빠른 속도 등 경쟁력을 내세워 안정적으로 수요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SRT를 운영하는 SR의 관계자는 “아직 사업초반이지만 과거 다른 고속철도나 일반열차 노선이 개통된 뒤와 비교하면 빠른 속도로 수요 목표치에 다가가고 있다”며 “요금할인을 확대하면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요금할인이 확대된 뒤 새로운 수요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할 경우 SR이 오히려 수익에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국토부가 요금할인 확대를 위해 코레일과 SR에 따로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수요증가로 얻는 이득보다 운임하락에 따른 손해가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할인을 통해 기존에 이용객이 적었던 편성에서 이용객을 늘린다는 게 이번 정책의 목표”라며 “앞으로 고속철도 운영회사와 구체적인 할인조건 등을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SR 관계자는 “요금할인에 따른 수익감소를 막기 위해 해당 부서에서 할인조건별로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며 “요금할인을 통해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수익을 늘리기 위해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