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 화물선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을 항해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킨 이란 전쟁이 오히려 석유 산업을 위축시키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현재 4주째에 접어든 이란 전쟁은 원유 및 천연가스 급등으로 인한 단기적 수혜에도 불구하고 석유 업계의 장기 계획을 무산시킬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이 중동 지역의 안보를 도모하고 장기적으로 원활한 자원 공급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필수적인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석유 산업을 위축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봤다.
딘 예거 S&P글로벌 부회장은 "이란 전쟁이 끝난 뒤에도 유가에는 안보 프리미엄이 반영될 것"이라며 "이 사태 이후 이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는 석유 산업을 지원해 저유가 환경을 조성하고 미국내 인플레이션을 잡으려 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는 크게 어긋나는 일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분쟁 과정에서 이뤄진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등에 위치한 세계 주요 석유 및 가스전 인프라를 향한 공격과 생산 중단 등은 이 지역 신규 투자를 향한 위험성을 명확히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노아 바렛 자산운용사 '재너스 헨더슨' 연구분석가는 "석유 기업들은 수십년 단위의 계약을 고려하는데 최근 일부 국가의 위험도는 몇 주 전보다 현저히 높아졌다"며 "미국의 전쟁 전략에 대한 명환한 관점없이 가격이 급격히 요동치는 지금같은 상황은 투자자들에 확신을 주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앞서 올해 1월 베네수엘라 사태 당시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는 미국의 개입을 두고 "베네수엘라는 투자가 불가능한 곳"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을 교체해버리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에는 지나치게 불확실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카렌 영 미국 컬럼비아대 에너지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은 "트럼프가 베네수엘라 사례처럼 기업들에게 척박한 환경에서의 투자를 압박하는 경향은 시장 신호에 근거한 기업들의 장기 투자를 더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미국 백악관에서는 이란 전쟁으로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이 곧 개방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석유 기업들의 안심시키기 위한 노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부터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S&P글로벌 주최로 열리는 에너지 콘퍼런스에는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직접 참석한다.
예긴 부회장은 "이 정도 규모의 격렬함을 가진 공급 중단은 전례가 없었다"며 "문제는 그 대가를 생산자, 소비자, 정부 중 누가 치르느냐이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