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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왼쪽)과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사장. |
편의점사업의 강자인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은 편의점사업의 성장정체 이후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GS리테일은 슈퍼마켓, 드러그스토어, 외식사업, 호텔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확장을 시도하고 있으나 호텔사업에서 그나마 신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BGF리테일은 편의점사업에만 집중하다 지난해 회원제 골프장을 운영하는 보광이천을 인수해 골프장사업에 뛰어들었다.
◆ 성장세 꺾이는 편의점사업
8일 업계에 따르면 당분간 편의점사업의 매출은 계속 늘어나겠지만 가팔랐던 성장세는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준기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편의점사업 매출성장률의 눈높이는 이미 낮아져있다”고 파악했다.
판매품목과 서비스확대 등으로 성장이 지속되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성장세는 꺾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편의점 수가 3만4천곳을 넘어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는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3만4천여곳의 편의점 가운데 BGF리테일(1만857개)과 GS리테일(1만728개)이 각각 3분의 1씩을 차지하고 있다.
두 회사는 편의점브랜드의 인지도가 높고 시장을 지배하는 사업자로 안착한 만큼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몇 년 후에는 상황이 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세븐일레븐과 신세계그룹을 끼고 있는 이마트위드미가 치고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편의점 수가 8556곳으로 CU와 GS25 를 뒤쫓고 있다. 이마트위드미는 1765여곳에 불과하지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매장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어 앞으로 편의점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경쟁은 기존업체들의 편의점 뺏어오기에 집중될 것”이라며 “BGF리테일과 GS리테일도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는 만큼 안정적으로 매출을 낼 수 있는 먹거리를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BGF리테일, 말 많던 골프장 이익내기 성공
BGF리테일은 지난해 보광이천을 인수하기 전까지만 해도 편의점사업에만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다.
BGF리테일은 자회사도 금융자동화기기(CD/ATM), 물류 등 편의점사업과 연계가 높은 기업 위주로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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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GF리테일의 사우스스프링스 퍼블릭 골프장. |
편의점 집중전략은 빛을 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편의점 1만857곳으로 가장 많은 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출과 수익 면에서도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편의점사업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보광그룹의 부실 계열사인 보광이천을 인수한 데 대해 말이 많았다. BGF리테일이 보광이천을 인수할 당시에는 영업손실이 이어져 자본잠식에 빠져 있었다.
편의점 집중전략으로 편의점 성장의 수혜를 누려온 프리미엄이 희석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BGF리테일 입장에선 사실상 모험을 한 셈인데 결과가 좋게 나타나고 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2월 보광이천을 인수해 회원제 골프장이던 휘닉스스프링스CC를 5월에 퍼블릭 골프장으로 전환하고 이름도 사우스스프링스로 바꿔 운영하고 있다.
퍼블릭골프장은 회원제 골프장과 달리 부과되는 세금이 적고 회원권 분양실패의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사우스스프링스는 지난해 2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3분기에도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4분기 역시 소폭 흑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사우스스프링스가 올해도 좋은 실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편의점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BGF리테일은 보광이천 인수와 함께 보광그룹 지원 리스크도 털어냈다.
홍석조 회장이 지난해 말 보유하고 있던 보광그룹 지분 23.75%(2대 주주)를 모두 처분하면서 보광그룹과 연결고리를 끊었다. 보광그룹은 홍석조 BGF리에틸 회장의 동생인 홍석규 회장이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있는데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대주주를 통한 보광그룹 추가지원 가능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BGF리테일을 향한 신뢰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BGF리테일은 당분간 골프장 외에 다른 사업으로 외도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아직도 편의점 인프라를 활용해 주력사업을 확장할 여지가 있다”며 “당분간은 편의점과 연계성이 떨어지는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GS리테일, 파르나스호텔 빼곤 신사업 애물단지
GS리테일은 그동한 다양한 사업에 손을 댔으나 대부분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GS리테일은 2004년 홍콩 AS왓슨스홀딩스와 합작해 GS왓슨스를 설립하고 드러그스토어사업을 펼치고 있다. GS왓슨스는 올리브영에 이어 국내 2위 드러그스토어업체로 자리매김했지만 1위 올리브영과는 매장 수가 800곳 이상 차이가 나며 최근 몇 년간 영업손실이 이어져 애물단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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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옆에 위치한 '파르나스타워'(사진 가운데). |
슈퍼마켓사업에서도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경쟁심화로 매출이 정체상태인데다 매출이익률이 하락하면서 수익성도 악화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2180억 원을 내 2015년보다 3.4% 줄었는데 슈퍼마켓 부진영향이 컸다.
대부분의 신사업들이 본업인 편의점사업의 수익을 갉아먹고 있는데 그나마 호텔사업은 앞으로 효자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GS리테일은 2015년 7월 GS건설의 파르나스호텔을 인수하면서 호텔·부동산사업에 진출했다.
파르나스호텔은 지난해 영업이익 119억 원을 내 GS리테일 수익성에 보탬이 되고 있다.
파르나스호텔은 지난해 9월에 비즈니스 빌딩 ‘파르나스타워’를 열었는데 파르나스타워의 오피스 임대율이 높아지면서 수익 기여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파르나스타워 오피스 임대율은 지난해 개장 이후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 연말에는 80% 수준까지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며 “GS리테일 영업이익에서 파르나스호텔의 기여도가 매분기 높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반면 수퍼마켓사업은 이른 시일 내에 실적 개선을 기대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 관계자는 “SSM(기업형슈퍼마켓) 출점 규제가 6~7년째 이어지고 있고 내수침체 등으로 슈퍼마켓 부문은 당분간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은 드럭스토어의 경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왓슨스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왓슨스코리아의 지분 50%를 119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그동안 GS리테일과 왓슨스홀딩스가 왓슨스코리아의 지분을 50%씩 보유하고 있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단독 경영권을 확보해 GS리테일 기존사업과 시너지를 도모해 수익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올해 신사업 진출과 관련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