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적자에도 저수익 가맹점 지속가능 지원, 최진일 '상생해야 본사 실적도 반등']() 
 | ▲ 최진일 이마트24 대표이사가 저수익 점포 지원을 위한 경영 결단을 내렸다. 다만 본사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그가 그리는 실적 반등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최진일 이마트24 대표이사(오른쪽)와 송호욱 경영주협의회 회장이 30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이마트24 본사에서 상생선언식을 개최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이마트24> | 
 
[비즈니스포스트] 최진일 이마트24 대표이사가 ‘상생’을 내걸고 경영적 결단을 내렸다. 저수익 점포를 대상으로 정률제 전환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마트24가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는 본사 경영에 있어서는 부담을 가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진일 대표가 그리고 있는 실적 반등의 밑그림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이마트24에 따르면 회사는 11월3일부터 올해 말까지 기존 정액제(월회비 160만 원) 방식으로 계약하고 있는 가맹점 가운데 잔여 계약 기간까지 로열티(정률제) 타입으로 전환을 희망하는 점주들의 신청을 받는다. 계약 전환은 내년 6월30일까지 차례로 이뤄진다.
이마트24는 전날 ‘상생 선언’을 발표하고 저수익 점포 경영주를 위한해 가맹계약이 남아있더라도 정률제 방식으로 전환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경영적 부담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단행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편의점 업계 후발주자인 이마트24는 애초 월회비 방식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가맹점 수익 중심 모델을 앞세워 업계에 빠르게 자리를 잡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다 지난해 4월 기존 무로열티 정책을 깨고 ‘로열티 가맹’ 모델을 도입했다. 그 뒤 신규 가맹점은 모두 점주가 전체 매출총이익의 최대 71%를, 본사가 나머지 가져가는 정률제 방식으로 계약하고 있다. 
이마트24는 당시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서 로열티 가맹모델 도입을 통해 가맹점과 본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월회비 방식은 본사 입장에서는 업황이 좋아도 추가적 수익을 내기가 어렵고, 가맹점 수가 늘어나야 매출이 증가한다. 편의점 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이마트24 매장 수는 지난해 역성장한 뒤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가맹 계약 방식을 변경했지만 현지 신규 출점이 많지 않아 전환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현재 이마트24 운영 중인 가맹점 가운데 정액제 방식으로 계약한 비중이 80%를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정률제 전환 허용 조치는 경영주 수익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이마트24 가맹점의 정률제 전환률이 크게 높이지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정액제 방식을 채택한 가맹점은 조건에 따라 본사에 내는 월회비가 65만 원, 160만 원 등으로 나뉜다. 이번 전환 대상 가맹점은 월회비 160만 원 모델인데 해당 계약 방식을 채택한 매장 비중 자체가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회사 수익 측면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월 400만~500만 원의 매출총이익을 올리는 점포의 경우 이번에 로열티 타입으로 전환하면 월 약 116만~145만원가량을 본사에 납부하면 된다. 기존 월 회비 160만 원에서 약 38%~10%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본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수익이 줄어든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실제 얼마나 많은 가맹점이 로열티 타입으로 전환할지는 신청을 받아봐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24 적자에도 저수익 가맹점 지속가능 지원, 최진일 '상생해야 본사 실적도 반등']() 
 | ▲  이마트24 새 자체브랜드 ‘옐로우’ 제품 이미지. <이마트24> | 
 
계약 방식 변경으로 늘어나는 본사 부담은 2조 원이 넘는 매출 규모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마트24는 올 상반기 영업손실 149억 원을 봤다. 2014년 7월 출범 뒤 2022년 매장 수 6천 개를 넘어서며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으나 업계 경쟁이 심화하면서 이듬해부터 다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최 대표는 2000년 신세계 이마트 부문으로 입사해 2016년 노브랜드BM 기획·운영팀장, 2019년 그로서리본부 신선2담당 등을 역임한 ‘상품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6월 이마트24 수장에 올랐다.
이마트24는 최근 자체브랜드(PL) 강화와 상품 전면 재단장(리뉴얼), 차별화 신상품 출시 등을 통한 상품 경쟁력 강화에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이마트24는 9월 신세계푸드와 협업한 프리미엄버거 2종을 내놓은데 이어 이달 초 새 자체브랜드(PL) ‘옐로우(Ye!low)’를 출시했다. ‘아임이’와 ‘상상의끝’ 등 기존 PL 브랜드를 모두 옐로우로 통합해 운영하기로 했다.
11월에는 신상품 3종을 포함한 모두 13종의 옐로우 상품을 내놓는다. 또 주먹밥, 김밥, 도시락, 햄버거 등 간편식 제품군의 맛과 양, 포장을 전면 리뉴얼한 재품들도 11월부터 차례로 내놓는다.
내년 한 해 동안 차별화 상품 600종을 출시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최 대표는 상생선언을 통해 가맹점주들의 본사를 향한 신뢰를 제고하고 본사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차별화 상품을 각 매장 단위에서 적극 도입, 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한 기반도 마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24는 내년부터 전략적으로 선정된 차별화 제품에 대한 100% 폐기지원, 신상품 점포 도입 시 인센티브 지원 확대, 점포 운영 중 발생 가능한 피해 보험 지원 확대 등을 뼈대로 하는 상생협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 대표는 “이번 상생협약은 본사의 경영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경영주의 수익 개선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과감히 결정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상품 경쟁력 강화, 점포 공간 혁신, 가맹점 운영 지원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