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테슬라 반도체 수주로 파운드리 사업에서 분명한 반등 기회를 마련할 가능성은 낮다는 보도가 나왔다. 테슬라가 과도한 기술 공유를 요구하면 다른 고객사 확보에 약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시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생산공정에 쓰이는 웨이퍼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서 테슬라와 협력에 지나치게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로이터의 지적이 나왔다.
테슬라와 거래 규모가 삼성전자 파운드리 적자 해소에 역부족인 만큼 단일 고객사만으로 반전 기회를 만들어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29일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은 돋보이는 성과”라며 “그러나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테슬라 차세대 자율주행 반도체 위탁생산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맡긴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165억 달러(약 23조 원)에 이른다.
로이터는 이를 8년 계약으로 나누면 연평균 21억 달러(약 2조9천억 원) 안팎 수준이라며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 반전 기회가 되기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영업손실이 1분기에 5조 원을 넘었고 2분기에는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는 신용평가사 피치의 추정치가 근거로 제시됐다.
일론 머스크는 삼성전자와 반도체 계약 규모가 현재 발표된 수준의 몇 배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로이터는 일론 머스크가 이전부터 생산 관련된 수치를 과장해 발표했던 사례가 많았던 만큼 이를 신뢰하기 쉽지 않다고 바라봤다.
로이터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를 발판으로 삼아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확대할 방법을 찾고 경쟁사인 TSMC의 점유율을 빼앗아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론 머스크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을 직접 점검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는 반도체 핵심 기술을 공유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결국 삼성전자가 특정 고객사와 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다른 잠재 고객사들이 삼성전자를 꺼리는 이유가 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로이터는 테슬라 전기차가 중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을 잃고 있는 데다 자율주행 로보택시 및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의 전망이 아직 불투명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삼성전자가 테슬라를 안정적 파운드리 협력사로 삼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파운드리 기술력이 2나노 분야에서 충분한 수율과 품질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아직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이번 프로젝트의 수익성이 불안해지는 것은 물론 테슬라를 고객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